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
"우크라戰 종식 위해 러·우와 대화"
김정은 "잘 지내는 사람"…직접 대화 가능성
손정의 회장, 144조 대미 투자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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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할 것"…'텐포원 룰' 도입 시사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들이 우리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우리도 그들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며 "관세를 적절히 쓰면 다른 국가와 호혜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을 부유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기 행정부 당시 철강 관세 부과를 언급한 뒤 "만약 내가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 5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덤핑(저가 투매)을 계속했을 것"이라며 "난 관세를 부과했고 그것을 멈췄을 뿐 아니라 우리는 막대한 수입도 얻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보편관세 10~20%,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60% 부과를 예고했는데 고율 관세 부과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부터 미국을 완전하게 다시 번영시키기 위한 일련의 대담한 개혁을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며 "신규 규제 1개를 만들면 기존 규제 10개를 철폐하고, 일자리를 죽이는 규제를 대폭 줄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1기 행정부에서 새 규제 1개당 기존 규제 2개를 없애는 '투포원 룰'(two-for-one rule)'을 시행했는데, 2기에는 '텐포원 룰(ten-for-one rule)'을 도입해 규제 개혁 강도를 훨씬 높이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의지 재확인…北 김정은과 친분 또 과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끔찍한 대학살"이라며 종전을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국 정상과 대화하겠다는 뜻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멈춰야 하고, 난 이를 멈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는 거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이 (러시아에 빼앗긴) 땅을 돌려받길 원한다고 말할 순 있지만, 도시들은 완전히 파괴됐다"며 "도시들을 보면 건물 하나 남아 있지 않은데 무엇을 다시 탈환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에 1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급격히 줄이거나 아예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해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비판하면서 북한군을 전쟁에 끌어들였다고 일갈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까지 200마일(약 320㎞)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그것은 나쁜 일이고 북한의 군인을 불러들였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이라며 "내가 정권을 인수하기 몇 주 전에 (바이든 행정부가) 그렇게 해선 안 되는 일이고 매우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1기 행정부에 이어 2기에서도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존 발언을 되풀이했다.
내년 1월20일 열리는 취임식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가 오길 원한다면 데려오고 싶다"면서도 "그를 초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불법 선거자금 수수 등 부패 혐의로 지난 9월 기소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 사면을 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최근 애덤스 시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경 차르'로 지명된 톰 호먼과 만나 불법이민자 추방에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대가로 사면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日 소프트뱅크, 1000억달러 대미 투자 발표…"일자리 10만개 창출"
이날 행사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1000억달러(약 144조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 발표를 위해 기획됐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기자들과 각종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실상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으로 진행됐다. 손 회장은 이날 4년 동안 1000억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및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며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트럼프 1기 때인 2016년에도 500억달러(약 72조원)를 투자해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손 회장)는 대선 이후 미국에 매우 낙관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이 역사적인 투자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일로 AI, 신흥 기술, 기타 미래 기술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연쇄 회동 사실을 언급하며 "1기 때는 모든 사람이 나와 싸웠지만, 이번엔 모든 사람이 내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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