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화)

허준혁 미래운용 美 대표 "韓 고령화 사회로…노후자금 해외 재배분 절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시대, 美투자]①"트럼프 2기 긍정적 기대가 현재 시장 주도"

가계 자산 해외 투자, 韓 금융사가 주도해야…금융산업, 규모의 경제 필요

뉴스1

허준혁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대표가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건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뉴스1) 신건웅 기자 = "한국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노후 자금의 해외 재배분이 절실하다."

국내 투자자들이 노후 대비를 위해 해외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령화로 한국 시장의 성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등 해외 분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만난 허준혁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대표는 "한국 금융회사의 책무 중 하나는 한국의 축적된 가계 금융자산을 해외로 적극적으로 배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령화된 한국 사회…"가계자산, 해외로 재배분해야"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은 고령인구가 내년부터 매년 약 1%포인트(p)씩 증가해 2035년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30%를 넘고, 2045년에는 37.3%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50년에는 대한민국의 5명 중 1명은 80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있다.

고령화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재정 부담 증가는 물론 소비감소, 자본생산성 저하로 한국 사회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허 대표는 "국가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성장이 둔화된다는 의미"라며 "자산이 그러한 국가에만 집중된다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후자금의 해외 재배분이 절실하다"며 "한국 금융회사의 책무 중 하나는 한국의 축적된 가계 금융자산을 해외로 적극적으로 배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약 1124억5234만 달러(약 161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연초(673억6297만 달러)보다 66.9%나 늘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금융사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 자산의 해외 투자는 한국계 금융사가 주도해야 한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에 투자된 한국의 금융자금이 상대적으로 차별받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은 진입 장벽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1

허준혁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대표가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건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美 트럼프 2기 기대…"다른 선택지 없어"

'트럼프 2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연일 랠리하는 미국 뉴욕 증시가 이를 반영한다. 지난달 6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결정된 이후 S&P500 지수는 4.64% 올랐다. 나스닥과 다우지수도 각각 8.06%, 3.80% 상승했다.

허 대표는 "기업과 가계의 센티먼트(심리)가 매우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며 "재무장관 인선이 신정부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혁신성장이든, 미국 우선주의든, 일반적인 금융정책 외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변화이든, 미국 성장과 물가수준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금리가 크게 낮아질 이유가 없다"며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은 이러한 변화에서 제외돼 있거나, 대응해야 하는 처지"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미국 주식이 역사적으로 매우 비싼 수준에 있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미국과 다른 주식시장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달러화에 대해서는 "차입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이 됐다"며 "미국 주식과 채권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에 투자하기 위해서 달러화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화가 앞으로도 계속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허 대표는 "미국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 같고, 성장률도 더 높으며, 투자자산의 매력도도 여타 국가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갈등이 관세로 진화하는 과정이 위안화의 약세와, 이를 매개로 하는 전반적인 타국 통화의 약세가 또 다른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우려하는 관세에 대해서는 "협상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라며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목표는 공급망의 이원화(중국을 배제한 공급망)가 아니라 미국 내 생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차전지(2차전지) 부문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허 대표는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풍부한 자원(셰일과 천연가스)을 두고 굳이 비싼 대체 에너지로 급하게 전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전기차로의 전환은 속도의 문제이지 방향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지는 않다. 비단 차 가격뿐 아니라 보험료도 전기차가 내연차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빠른 속도를 감안해서 이루어진 생산설비가 어느 수준까지 과잉설비화 될 것인지가 문제"라고 봤다.

뉴스1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뉴스1 ⓒ News1 신건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국내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미국법인(MAGI USA)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주로 한국의 개인 및 기관 자금의 해외투자를 수행하는 목적으로 주식 및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미국 현지에서 등록·판매·운용하는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Global X ETFS'도 인수했다. 수년 전부터는 한국에서 접근이 제한적인 미국 벤처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딜 소싱과 펀딩을 위한 펀드 설립, 조직 확장과 네트워크 확대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AI에 기반한 투자시장 진출을 위해 웰스스팟(Wealthspot)을 설립했다.

k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