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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尹 탄핵심판 주심 ‘尹 지명’ 정형식…“성향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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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주심 재판관 비공개했지만

정형식 재판관으로 알려져…보수 성향

법조계 “비공개 조치 바람직, 불필요한 구설수 막아”

“성향 떠나서 재판관들 합리적 판단할 것”

헤럴드경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정형식, 김복형, 김형두, 이미선, 정정미 헌법재판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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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심리할 주심 재판관으로 정형식(63·사법연수원 17기) 헌법재판관이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하는 견해가 많다.

다만, 재판관들이 성향을 떠나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헌법재판소는 주심 대법관 비공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재판관 전원이 대등한 입장인데도 주심 재판관이 모든 것을 주도한다는 오해를 피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주심 맡은 정형식 재판관, 보수 성향 분류=주심 재판관은 평의 절차를 주도하고,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심을 맡은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법관 시절 그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감형을 택했다.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정 재판관이 2심에서 재판장을 맡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후 열린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정 재판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여전히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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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식 헌법재판관이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착석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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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도 유명하다. 2심을 맡은 정 재판관은 무죄를 선고했던 1심 판결을 뒤집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도 확정됐다.

정 재판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정치 편향’에 대해 “법관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념적 편향성을 가리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법관은 퇴직 후에도 공직 취임, 정당 가입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동성 결혼 법제화에 대해선 “동성애를 개인적·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동성혼을 제도화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동성애는 자기 결정권의 영역이지만 필요한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재판관은 헌법재판관이 된 후엔 사안에 따라 의견을 밝혔다.

종합부동산세 관련 헌법소원에선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가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냈고, 기후 소송에선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다. 아울러 임신 32주 이전 태아의 성별 통보를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의견을 냈다.

▶헌재, 주심 재판관 비공개 원칙 유지…법조계 “바람직”=당초 헌법재판소는 이번 사건의 주심 재판관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진 공보관은 지난 16일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그 사유도 밝히지 않았다.

대신 무작위 전자배당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의 주심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때 예외적으로 공개했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이라고 알려졌지만 헌재는 지금도 주심 재판관 비공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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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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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주심 재판관이 누구냐는 재판의 속도나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변론은 재판관 전원의 평의에 따라 진행된다”고 입장을 냈다.

법조계에선 “헌재의 주심 재판관 비공개 결정이 바람직하다”며 “주심 재판관이 누구인지에 따라 헌재의 결론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심 재판관에게 집중될 수 있는 정치적 외압과 여론의 압력을 피하고 독립적인 재판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강일원 주심 재판관이 받았던 부담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주심 재판관 비공개를 통해 부당한 압력을 받지 않고 객관적인 법리에 따라 심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며 “비공개 결정을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객관적으로 심리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조치”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불필요한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비공개를 결정한 것 같다”며 “마치 주심 재판관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재판관은 전원이 의무적으로 의견과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때도 주심 재판관의 성향과 결론은 무관했다”고 밝혔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주심을 맡은 주선회 재판관은 노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적도 있었지만 탄핵을 기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엔 심판에 참여한 재판관 8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8명 전원 찬성으로 탄핵안이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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