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20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2022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에서 이주노동자 및 참석자들이 인종차별 근절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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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생활 터전으로 삼은 외국인이 처음으로 150만명을 넘어섰다. 취업자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고, 유학생은 20만명에 이른다. 외국인들이 낸 세금은 1조7천억원이다. 하지만 이들이 뿌리내리기에 한국 사회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토양일지 모른다. 외국인 5명 중 1명은 차별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10년 만에 상주인구 50만명 늘어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4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91일 이상 국내에 거주한 15살 이상 외국인은 156만1천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해 13만명(9.1%) 증가했다. 외국인 상주인구가 15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106만)에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8년 130만명대에 올라선 뒤 지난해 143만명을 기록했다. 이 통계는 국내에서 학업과 생업을 이어가는 ‘상주’ 외국인을 가늠한 ‘조사 통계’다. 행정안전부의 ‘등록 기준’ 외국인 인구(15살 미만 포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93만명이다.
외국인 상주인구가 늘어난 데는 취업 목적 체류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하는 ‘비전문 취업’(E-9) 비자를 받은 외국인이 전년 대비 3만4천명 늘어난 30만3천명이다. 전체 상주 외국인의 19.4%다. 재외교포(F-4, 40만2천명)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제조업·조선업·농축산업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해 비전문 취업 비자 쿼터를 확대하면서 증가 폭이 커졌다. 전문직이나 기술직 등에 종사하는 전문인력(E-1∼7, 6만6천명)도 1만9천명 늘었다.
외국인 취업자, 10명 중 1명은 월 200만원도 못 벌어
이런 영향으로 외국인 취업자는 전년 대비 8만7천명 증가한 101만명이다. 외국인 취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외국인 취업자는 2012년 69만8천명에서 2015년 80만9천명으로 증가한 뒤 이후 정부의 외국인 인력 수급 정책에 따라 80만명대에서 증감을 거듭하다 지난해 9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취업자 가운데 임금근로자는 95만6천명,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5만4천명이다. 외국인 취업자는 대체로 월 200만원 이상 보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200만∼300만원이 51.2%, 300만원 이상이 37.1%다. 200만원을 채 받지 못하는 외국인 취업자는 10%가 조금 넘는다. 외국인 유학생은 전년 대비 1만2천명 늘어난 20만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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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세금 낸다…1조7천억원 납부
외국인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세금 납부액도 커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현재 근로·종합소득세를 납부한 외국인은 46만9250명이며, 이들이 납부한 세금(결정세액 기준)은 1조6680억원이다. 근로소득세 1조802억원, 종합소득세 5878억원이다. 외국인 납부 세액은 2007년 4069억원에서 조금씩 불어나 2014년(1조268억원)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납부 인원도 2007년 13만1683명에서 2011년 30만명, 2016년 40만명을 넘어선 뒤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도 적잖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외국인 주택 소유 현황’을 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은 9만3414명이다. 아파트·연립 등 공동주택 소유자가 8만7057명, 단독주택 소유자는 8516명이다. 두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 다주택자는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출신 국가 탓에 차별 경험”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84.3%는 한국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통계청, 올해 5월 기준)고 답했다. “한국 생활에서 어려운 점이 있냐”는 질문에 10명 중 3명꼴로 ‘언어 문제’를 어려움으로 꼽았고, 외로움(13.0%), 경제적 어려움(9.3%), 문화 차이(3.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년간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답한 외국인 비중은 17.4%였다. 이들은 출신 국가(54.5%), 한국어 능력(31.2%) 탓에 차별을 받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녀 교육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비중은 35.7%다. 이들은 자녀의 숙제 지도(53.1%), 알림장 챙기기(35.9%), 성적문제·학습부진(18.3%)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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