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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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각 부처 장관들을 만나 국정 현안 점검에 나서는 등 국정운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친윤석열계는 한동훈 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공동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할 때 “대통령 놀이 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 한 대표 축출 이후 권 권한대행이 야당을 따돌리며 비슷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 야당의 도움 없이는 국정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친윤석열계가 여전히 국정운영 주도권 잡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 대행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동맹, 대북정책, 외교, 통상, 에너지를 포함해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긴밀한 당정 소통을 통해 한 치의 국정 공백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요한 국정 현안들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공직자들이 흔들림 없는 행정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도 했다.
권 대행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튿날(15일)부터 한덕수 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감액 예산 문제와 2025학년도 대학 입시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이날도 김완섭(환경부)·조태열(외교부)·김영호(통일부)·안덕근(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국정 현안 점검에 나섰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에 더해 “이번주부터 고위당정협의회(20일)를 시작으로 상임위원회별·현안별 실무·각급 당정협의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한동훈 대표 축출에 성공한 친윤계가 야당을 제외한 채 사실상 국정운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권 대행은 지난 16일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며 “이재명 대표는 벌써부터 대통령이 다 된 듯한 대통령 놀이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완고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아울러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국민의힘은 아직도 여당”이라며 “여당이 정부 총리나 장관들과 당정협의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 대행의 이런 행보를 두고 친한동훈계 한 인사는 “오히려 (탄핵된 윤 대통령과 한배를 탔던) 친윤들이 득세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192석 야당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데, 야당을 자극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쪽에서는 ‘한덕수-권성동 두 대행 체제’가 본질적으로 ‘한덕수-한동훈 공동 국정운영 체제’와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권 대행이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일절 협의하지 않으며, 한 권한대행을 만나 여권 행세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된 만큼, 국민의힘 역시 여당으로서의 지위를 잃었다는 취지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18일 오후 권 대행의 이 대표 예방 자리에서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이 전향적으로 합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현수 고경주 전광준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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