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탄핵심판 3대 쟁점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 대표를 맡은 김홍일(왼쪽)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변호인단을 돕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 /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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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17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에 대해 “일고의 동의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을 돕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비상계엄 선포는)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내란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폭동이라는 요소도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수사와 탄핵 등에 있어) 법적 절차를 따르겠다는 생각은 분명하다”고 했다. 또 “비상계엄은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한 통치행위”라며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법정에서) 당당하게 소신껏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이 밝혔듯,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핵심 쟁점은 크게 3가지다. 비상계엄 선포가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비상계엄 당시 상황을 폭동으로 볼 수 있는지, 그날의 계엄 상황이 탄핵할 만큼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인지 여부다.
그래픽=김하경 |
①국헌 문란인가 아닌가
석 변호사는 “정권을 잡은 사람이 무슨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서 내란을 일으키겠느냐”라며 “내란죄 구성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항간에서는 내란 수괴를 넘어 반란 수괴라고도 하는데, 대통령이 왜 반란을 하겠느냐”라고도 했다. 내란을 일으킬 고의와 목적성이 없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도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2시간짜리 내란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한 것도 비슷한 주장이다.
형법상 내란죄는 국회 같은 헌법기관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만들려고 폭동을 일으킨 경우에 해당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계엄은 국회 기능 행사를 방해할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국헌(國憲) 문란이며, 내란에 해당한다는 견해가 많다. 한 법조계 인사는 “계엄 선포 후 계엄군과 경찰이 계엄 해제 의결권을 행사하려는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무력으로 막은 것만으로도 국헌 문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권을 가졌으니 ‘정권 찬탈’은 당연히 아니다”라면서 “포고령을 통해 각급 의회를 통제하고 언론 보도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모두 통제하려 시도했고, 포고령이 발표되면서 그 법적 효력도 발생했다. 국민의 ‘주권 찬탈’로 국헌 문란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죄는 정권 찬탈과는 상관없다”며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김석우 법무장관 대행도 이날 국회에 출석해 “내란 혐의는 상당한 정도의 근거가 있다”고 했다.
②폭동 요소 있었나
석 변호사는 “비상계엄 당시 폭동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식선에서 보면 이게 폭행이라는 요소도 없고 해서 법률가들 입장에서는 비교적 간명하게 이것은 (내란죄가) 될 수 없다고 얘기를 한다”고 했다.
폭동은 집단적인 폭력 행위로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일을 말한다. 국헌 문란과 함께 폭동은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내란죄의 필수 구성 요건이다. 고검장 출신 A변호사는 “국회에 군을 투입한 행위 자체가 폭동”이라며 “직접적인 폭행이 없었더라도 국회에 헬기로 계엄군을 투입한 순간 모든 사람이 공포에 떨었고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 폭동으로 인정된다는 판례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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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대법원은 1980년 전두환 정권의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에 대해 “국헌 문란의 목적을 가진 자에 의해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 내란죄 구성 요건인 폭동에 해당하고 우리나라 전국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에 이르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공안부장 출신 B변호사는 “비상계엄 위헌·위법성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형사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 여부는 신중히 따져야한다”고 했다.
③탄핵할 만큼 중대한가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민주당의 입법 폭주 등을 막기 위한 고도의 통치행위이고, 대통령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석 변호사는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 마치 내란으로 나라가 뒤집어진 것처럼 과장한다”면서 “‘국헌 문란’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탄핵 남발, 예산 감축, 고위 공직자에 대한 능멸과 조롱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탄핵 요건을 ‘공직자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게 헌법·법률을 위반한 경우’라고 했다. 이번 사건도 윤 대통령이 헌법·법률을 위반했는지, 위반했다면 탄핵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헌재 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 5·17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도 내란죄로 보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했다”며 “이번 계엄은 대통령을 파면해야 할 정도의 헌정 질서 파괴로 판단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비상대권 행사여서 재량 판단 사항으로 볼 수 있다”며 “파면할 정도로 사유가 중대한지에 대해선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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