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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내년 美·유럽 무역장벽 높인다… 韓 방산, 수출 다변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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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시장으로 진격한 국내 방산업체들이 내년에는 동남아시아·중남미·중동 등 개발도상국 공략에 더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면 유럽도 같은 기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군 현대화와 무기 확충 수요가 높은 개도국으로 수출 지역·품목을 다변화하며 수출 기회를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6번째 해외 지사를 열었다. 동남아에선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계엄 사태 속에서도 신익현 대표가 참석해 현지 방산업체들과의 협력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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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LIG넥스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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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말레이시아는 해군력 증강 목표에 따라 LIG넥스원의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K-SAAM) 도입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 해군은 튀르키예가 건조한 LMS 함정 3척에 해궁을 탑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가 직접 말레이시아를 찾은 것도 해궁 수출을 확정짓기 위한 속내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LIG넥스원은 말레이시아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KM-SAM)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내년까지 납품할 무전기 수주잔고가 1000억원 수준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국방력 강화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페루 해군 수상함에 600억원 규모의 함정용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도 따냈다. 중남미 시장 첫 진출 성과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건조하는 함정에 전투체계, 전자전, 데이터링크 등 LIG넥스원이 개발한 함정용 장비가 탑재된다.

LIG넥스원이 중동 3국에 수출한 국산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II(M-SAM)는 내년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3조7000억원, 2023년 사우디와 4조2500억원, 올해 이라크와 3조7000억원 규모의 천궁-II 납품 계약을 맺었다. LIG넥스원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지난해 16%대에서 올해 3분기 기준 26%대로 높아진 데 이어, 내년 중동 천궁-II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 수출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올해 첫 매출 3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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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가 개발한 FA-50GF 전투기. /항공항공우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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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수출 지역 확대와 제품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을 실전 배치하고 소형무장헬기(LAH) 양산에 나선 것을 바탕으로 이라크와 UAE에 최초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 수리온 수출 계약 규모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한국항공우주 매출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규 수출 계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2023년 폴란드· 말레이시아와 체결한 다목적 전투기 FA-50 수출 계약이 올해 실적에 본격 반영된 데 이어, 필리핀 수출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말레이시아와 FA-50 추가 수출을 논의하고 있고 이집트에도 수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달 한·페루 정상회담을 계기로 페루에 FA-50과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을 묶어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방산업계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휴전 수순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정책들을 밀어붙일 경우 유럽 역시 역내 무기 구입 비중을 높이는 방산 블록화를 통해 장벽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노후 무기를 소진한 유럽 국가들이 재고 확보 과정에서 한국 방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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