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8 (수)

尹대통령, '셀프 변론' 준비, 왜…변호인단 구성 난항도 일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생일 맞은 尹, 관저서 직접 변론 의지 다져

배진한 변호사 "변호인단에 참여하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으로 탄핵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수사·재판에서 직접 변론에 나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직후 담화문을 통해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듯이 수사와 탄핵 심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주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셀프 변론'에 나설 경우 헌정사상 탄핵 심판정에 서는 첫 대통령이 된다.

18일 대통령실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40년 지기'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향후 법정에서 소신껏 입장을 밝힐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 변호사는 전날 취재진에 "당연히 변호인들보다 본인이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주장, 진술하실 것으로 예상한다"며 "윤 대통령이 법정에서 당당하게 소신껏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조치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한 바 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계엄 사태 이전 평소 연설문 작성 시, 발표 직전까지 문구를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언어로 소화한 윤 대통령은 이번 변론이야말로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 내란죄가 성립될 수 없음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탄핵심판 대상이 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7회, 17회 열린 헌법재판소 변론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고 오로지 대리인단을 통해서만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계엄사태 이후 줄곧 대국민 담화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해왔던 윤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64번째 생일을 한남동 관저에서 맞은 윤 대통령은 비서실 직원들이 마련한 소소한 생일 축하 자리에서 지지자들이 보내준 생일 축하 화환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직접 변론의 의지를 재차 다진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형사법 전문가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탄핵심판은 형사소송 법령을 준용하는 데다, 헌법의 경우 형사소송 전문가인 검사가 상대적으로 익숙한 분야라 윤 대통령은 일부 승산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은 정당한 통치 행위'라고 언급했듯이 셀프 변론을 통해 법리 다툼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윤 대통령의 셀프 변론에는 변호인단을 꾸리기에 난항을 겪는 현 상황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의 오랜 지기로 변호인단으로 유력 거론된 배진한 변호사 측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변호인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계엄사태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변호인단 참여를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79학번 동기인 한 법조인은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지만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