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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美판매량 단숨에 2위…혼다·닛산 북미 전략, 현대차랑 너무 닮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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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모델 앞세워 시장공략
프리미엄 브랜드 별도 운영
韓日판박이 판매경쟁 돌입

시너지효과 적다는 분석에
현대차·기아 주가 동반급등


매일경제

우치다 마코토(왼쪽) 닛산자동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미베 토시히로 혼다자동차 사장 겸 CEO가 8월 1일 일본 도쿄에서 양사 합작 연구센터 출범을 선언한 뒤 두 손을 맞잡고 있다.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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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와 닛산, 미쓰비시가 ‘한 몸’이 되면 현대차그룹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최대 경쟁자를 새로 두게 된다. 혼다와 닛산은 고수익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전략, 프리미엄 서브 브랜드 전략까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성공 전략과 일치하는 방향성을 유지해 왔다. 혼다와 닛산의 전기차 판매량 상승세 역시 위협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닛산·미쓰비시의 합병이 추진될 경우, 전체 차량 판매량은 포드를 뛰어넘어 GM에 이은 미국 시장 2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판매량 통계 웹사이트 ‘굿카배드카’와 닛산 미국 법인 등에 따르면 3사의 올해 1~11월 판매량 합산 추정치는 208만대에 달한다. 도요타(181만4000대)뿐만 아니라 미국 토종 브랜드인 포드그룹(196만1000대)을 뛰어넘는다. 약 260만대로 예상되는 GM보단 적지만, 현대차그룹(147만8000대)과는 차이가 크다. 이 수치는 혼다와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어큐라, 인피니티의 판매량을 제외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급격히 하락하는 중국 판매량을 미국 시장을 통해 극복해 왔는데 여기에 주효했던 전략이 고수익 SUV와 프리미엄 차량의 판매였다. 혼다와 닛산 역시 같은 포지셔닝을 이어왔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내연기관 차량 8종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SUV가 6종으로 대부분이다. 혼다 역시 SUV 5종에 세단 2종을, 닛산은 SUV 6종에 세단 4종을 판매한다. 하지만 현대차와 혼다, 닛산의 SUV 주요 차종 판매량은 격차가 크다. 준중형 SUV에서 현대차 투싼은 1~11월 18만5000대가 팔렸는데, 이는 같은 급인 혼다 CR-V(36만3000대), 닛산 로그(23만대)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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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가 관계자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동화 전환 시대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미국 시장이 아직 내연기관 차량 중심이라는 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동화 전환에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의 합종연횡 효과는 크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 프리미엄 서브 브랜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 역시 겹친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어큐라, 인피니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출범한 제네시스와 달리 어큐라는 1986년, 인피니티는 1989년 세워진 만큼 고급화 브랜드의 이미지가 오랜 기간 정착돼 왔다. 올해 11월 누적 판매량 기준 어큐라는 10만8000여 대, 제네시스는 6만6000여 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혼다, 닛산의 성장세도 최근 들어 가팔라지고 있다. 미국 조사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닛산의 미국 시장 3분기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현대차의 증가율은 5.6%다.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혼다는 1만4179대를 팔았다. 아직 누적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그룹이 8만4000대로 혼다와 닛산의 합산(3만6000대)보다 많지만 안주할 수 없다는 평가다. 올해 판매를 시작한 닛산 전기차 ‘프롤로그’는 3분기 판매량에서 아이오닉5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혼다·닛산·미쓰비시의 합병이 트럼프 정권인수팀과의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로비에 강하다”면서 “3사 합병이 완료되면 3사는 미국 시장 판매량도 많고 미국 내 공장만 10여 개를 갖추게 되는 만큼 협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정부의 외교통상 분야 지원을 받기 어려운 현대차그룹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증시에서는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시장 경쟁 압력을 줄일 것이란 기대에 자동차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올 들어 주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 기아, GM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가가 연초 대비 하락한 바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들의 경쟁력까지 올라가며 상대적으로 미국·유럽 회사들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닛산과 혼다의 합병이 경쟁자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때는 수익성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도요타자동차는 전일 대비 2.02% 상승했다. 닛산자동차는 23.7% 오른 반면 혼다자동차는 3.0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 실적 쇼크 후 12개월 내 파산 가능성까지 나온 닛산이 합병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4.84%, 기아는 6.37% 급등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혼다와 닛산이 합병하면 미국 시장 점유율이 16%(미쓰비시까지 합산)인데,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와 PSA 간 합병)의 경우에서 보듯 오히려 점유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제완·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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