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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한국 기업들 “트럼프와 옷깃 스친 인연이라도 찾아라”… 외교공백 극복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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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용진 신세계 회장(왼쪽)이 지난 1월 트럼프 주니어와 찍은 사진. [사진 정용진 회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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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옷깃 스친 인연이라도 찾아라.’ 요즘 한국 기업의 최우선 과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가 다급해졌다. 통상 환경이 급변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탄핵 정국으로 ‘외교 공백’이 발생하면서 기업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수출국가인 한국에 미국의 정권 교체기는 향후 4년간 수출을 위해 밑거름을 뿌려둬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수출 비중이 크거나 미국에 대규모 직접투자를 한 기업들은 걱정이 더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에 따라 수익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평소 개인적 친분에 의존한 행보를 보여 ‘연줄 찾기’가 중요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하다못해 취임 축하 인사를 하려고 해도 연줄이 있어야 하지 않나”며 “경영진은 물론 임원까지 트럼프를 비롯해 가족, 지인, 공화당 의원, 학교 등 모든 인연을 되짚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체류 중이어서 트럼프 당선인과 대면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방문한 정 회장은 다음 달 20일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주니어는 올해에만 세 번 방한했는데 이때마다 정 회장을 만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트럼프 일가와 직접적인 연은 없지만,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트럼프 1기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받았다. 류진(풍산 회장)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도 트럼프 측근으로 꼽히는 정관계 인사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미국통’으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트럼프 1기 취임 직전인 2016년 12월 기업인 간담회에 해외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지만, 수사받고 있어 출국하지 못했다. 대신 트럼프 측근으로 꼽히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친분이 깊다. 트럼프가 졸업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들도 주목받고 있다. 구본걸 LF패션 회장, 이우현 OCI 회장 등이 와튼스쿨 출신이다.

한국이 미국 경제에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215억 달러(약 30조9170억원)로 세계 1위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미국 내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최현주·최선을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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