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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최근 폴란드 소재 개발사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숱한 흥행작으로 개발력이 입증된 데다, 다채로운 장르 게임 개발이 활발히 이뤄진단 점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리는 게임사로선 이점이 크다는 평가다. 인건비도 타 서구권 국가에 비해 낮아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는 점도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크래프톤,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폴란드를 기반한 개발사와 적극적으로 맞손을 잡고 있다.
엔씨는 지난 11일 폴란드 인디 게임 개발사 버추얼알케미에 투자, 현재 개발 중인 유럽 중세 배경의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밴드오브크루세이더’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크래프톤은 작년 3월 게임 ‘페인킬러’ 등으로 유명한 폴란드 게임사 피플캔플라이 지분 10%를 사들였다. 동시에 2개의 신작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우선 협상권을 거머쥐었다.
네오위즈는 작년 11월 폴란드 개발사 블랭크게임스튜디오에 1700만달러(한화 약 244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엔 자카자네에 800만달러(약 115억원)를 투자했다. 위메이드도 지난해 10월 블록체인 플랫폼에 폴란드 업체 카트나페의 게임을 입점시키는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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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퍼블리싱 담당자 등에 따르면 폴란드에는 수준급 개발 역량을 갖춘 게임사가 즐비하다. ‘사이버펑크 2077’, ‘위쳐3’ 등으로 잘 알려진 CD프로젝트레드(CDPR)을 비롯해, ‘다잉라이트’ 시리즈로 유명한 테크랜드, ‘프로스트펑크’ 시리즈로 대표되는 11비트 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사이버펑크와 위쳐, 다잉라이트는 모두 1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작품들이다.
시장 다양성도 풍부하다. CI게임즈, 블루버팀과 같은 중소 게임사는 참신한 색깔을 앞세워 전 세계 PC·콘솔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엔씨가 투자한 게임사 버추얼알케미 역시 로그라이크, 실시간전략게임(RTS), 다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 강점 요소를 결합한 시도로 눈길을 모으는 중소 게임사다. 크래프톤이 투자한 피플캔플라이도 폴란드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유망 게임사로 꼽힌다.
지난 4월에는 폴란드 국적의 영상 편집자가 홀로 개발한 게임 ‘매너로드’가 출시 이틀 만에 100만장을 판매하고 동시 접속자 17만명을 기록하는 등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엔 PC·콘솔 중심의 AAA급 타이틀 개발 노하우를 보유한 스튜디오가 많다. 최근 서구권 진출을 적극 타진 중인 국내 게임사의 확장 전략에 적합한 곳”이라며 “독창적이면서도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짚었다.
낮은 인건비로 인한 저렴한 개발 비용도 국내 게임사에겐 매력적인 지점이다. 국제조사사이트 글래스도어 등에 따르면 폴란드 소프트웨어 개발자 평균 연봉은 약 3만7680달러(한와 약 5414만원) 수준이다. 6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서유럽 국가 영국, 독일 등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5만5000달러(약 7903만원) 수준인 한국과도 격차가 상당하다.
다만 낮은 인건비에 비해 개발 인력 숙련도는 높고, 효율적인 제작 시스템으로 인해 비용 대비 높은 생산성을 갖췄다는 강점이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비교적 부담이 덜한 투자 비용만으로도 고품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유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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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향후 국내 게임사들과 폴란드 게임사 간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 시장은 세계 20위권 규모로 작지만, 정부가 게임을 핵심 산업으로 꼽고 적극적인 투자 지원을 이어가면서 안정적인 개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생 스튜디오부터 대형 스튜디오까지 폭넓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풍부하단 평가다.
폴란드 정부는 각종 세제 혜택과 더불어 유럽연합(EU) 펀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게임 개발사들에 연구개발(R&D)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또 국가연구개발센터(NCBR)를 통해 게임 개발에 필요한 첨단 기술 연구 프로젝트와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CDPR은 2016년께 정부로부터 약 700만달러(약 100억원) 지원을 받아 일부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외 폴란드 내 고등 교육 기관들은 게임 개발과 관련된 60개 이상의 학위 과정을 제공하는 등, 숙련된 개발자들을 지속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이 사회 전반에 걸쳐 마련돼있다. 폴란드기업개발기구(PARP)에 따르면 폴란드의 게임 개발 산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5000여명으로 유럽에선 영국,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검증된 개발사와 협업하거나 인수할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가 테크랜드와 블루버팀 등 폴란드 유명 개발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등, 폴란드 시장을 향한 글로벌 게임업계 관심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 중인 폴란드 게임 시장 규모도 국내 게임사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코트라에 따르면 폴란드 비디오 게임 시장은 2017~2022년 연평균 19.1% 성장했다.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은 연평균 18.6%씩 성장했으며, 2022년은 판매액 기준 31.4% 성장했다. 동유럽에선 가장 큰 규모다.
게다가 작년부턴 특유의 IT 인프라를 기반해 모바일 및 온라인 게임이 크게 성장했다. 성장률이 각각 48.6%, 38.7%로 추세가 매섭다.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에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폴란드 게임사 및 정부 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동유럽 시장에 국내 인기 게임들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뛰어난 개발력을 갖춘 게임사가 많고, 그들과 효율적인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게임사에겐 중요한 전략적 거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게임사들 중에서 누가 옥석을 가려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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