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산정금액 대비 80%가량 감경
"고의성·결제불이행 없음 감안받아"


금융당국이 무차입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된 글로벌 국제은행(IB)에 당국은 바클레이즈와 시티에 각각 136억원, 4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행위의 고의성이 없고 결제 불이행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받아 최종 과징금은 최초 산정한 규모 대비 100분의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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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례 회의를 열고 바클레이즈와 씨티에 각각 136억7000만원, 47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자본시장법상 공매도 주문을 내기 전 주식을 빌려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들은 공매도 주문을 낸 후 주식을 빌려 이른바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대거 집행해 당국에 적발됐다. 바클레이즈의 불법 공매도 거래 규모는 1000억원대, 씨티는 500억원대로 알려졌다.

당초 금융위원회 산하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은 바클레이즈와 시티에 대해 불법 공매도 혐의로 각각 700억원, 200억원의 과징금 부과했으나, 증선위는 최종 과징금을 약 80%씩 감경해 확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의성과 결제불이행이 없었고 이후 무차입 공매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 자체적으로 노력한 점을 감안했다"며 "과징금 부과는 징벌적 차원도 있지만 불법적으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는 목적도 있는데 이번 건에서 글로벌 IB가 불법 행위로 실제 얻은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불법 공매도에 과징금 제재가 가능해진 건 2021년 4월 이후부터다. 당국은 2023년 3월 불법공매도를 저지른 글로벌 IB 두 곳에 대해 첫 과징금 처분을 확정했으며, 이후로도 12건의 사례를 더 적발해 과징금 제재를 내렸다. 올해 7월에는 크레디트스위스 계열사 두 곳에 271억73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한편, 바클레이즈와 씨티가 증선위가 결정한 제재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전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외국계 ESK자산운용, 케플러쉐브레와 국내 운용사 퀀트인자산운용 등이 증선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중 ESK자산운용과 케플러쉐브레는 1심에서 금액산정이 과도하다는 점을 인정받아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냈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 공매도 재개 전까지 공매도 전수조사 결과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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