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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국방과 무기

러, 시리아 군기지 무기 리비아로 옮겨…군사거점 ‘대안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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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차량이 시리아 타르투스 항에 서 있다. 12월 17일 촬영 위성사진. 맥사르 기술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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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기존의 시리아 군기지에서 무기 등 군수장비를 리비아로 옮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8일(현지시각)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친러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따라 지중해 군사거점을 새로운 곳으로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군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S-400과 S-300 용 레이더 등 방공미사일 시스템 장비를 수송기에 실어 리비아 동부지역으로 옮겼다. 러시아군은 또 병력과 군용 항공기, 군수장비 도 옮기고 있다. 이들이 옮겨간 리비아 동부 지역은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인 리비아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주고 그 대가로 시리아에 해군 기지와 공군 기지 등을 두고 운용해왔다. 이들 기지는 러시아군이 중동과 아프리카 작전을 위한 핵심 거점 구실을 해왔다. 특히 시리아 타르투스 항의 해군기지는 러시아군이 지중해에서 운용하는 유일한 함정 수리기지이다.



그렇지만 얼마 전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하는 등 아사드 정권이 무너짐에 따라 대안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외교부 부장관 미하일 보그다노프는 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이슬람반군과 접촉해 시리아의 러시아군 기지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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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기지가 있는 시리아 하르투스 항 위성사진. 2024년 12월 17일 촬영. 맥사르 기술 제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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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벌 하프타르가 장악하고 있는 리비아 동부는 과거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바그너 그룹은 이 지역의 공군기지 등을 아프리카에 진출하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활용해왔다.



지난해엔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하프타르를 만나 러시아 동부지역의 벵가지 항이나 토브루크 항을 장기 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당국은 러시아가 토브루크 항에 군함을 정박하기 위해 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프타르는 그동안 러시아에 방공방 공급 등을 요청해왔다. 리비아는 2011년 폭동으로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살해된 이후 혼란에 빠졌으며, 결국 나라가 동·서부로 쪼개져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동부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 하프타르는 러시아의 방공망이 군사적 우위를 위해 중요한 구실을 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군당국은 러시아가 시리아 군기지에 있던 무기와 군수장비를 리비아로 완전히 옮길지 아니면 다시 러시아로 가져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군이 벵가지나 로브루크에 주둔하면 하프타르 군벌에겐 새로운 군사적 보호자가 생기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러시아 군기지를 허용하지 말라는 미국과 서방의 압력을 강하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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