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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루닛, 블록딜에 주가 흔들렸지만…의료 인공지능 본업은 '이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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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루닛 실적 추이/그래픽=윤선정


최근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던 루닛이 주요 임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이틀 연속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루닛과 증권업계는 본업인 의료 AI(인공지능) 사업은 관계없이 순항 중이라고 보고 있다.

19일 코스닥 시장에서 루닛은 전일 대비 5.05% 내린 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 10.26% 하락에 이어 이틀째 파란불이다. 이는 임원·주요주주 7인이 보유한 루닛 지분 38만334주(약 296억원)가 미국계 롱펀드(장기투자펀드) 운용사에 매각된 영향이다. 루닛은 "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 사유에 의한 것일 뿐 회사의 성장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주가 하락이 계속되자 루닛 백승욱 이사회 의장과 서범석 대표이사는 6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 7747주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다. 루닛에 따르면 이번 주식 매수는 주주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책임 경험의 실천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은 주가 부양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있고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며 "이번 블록딜 이후에도 임원 등이 보유한 지분은 90% 이상 남아있다. 내년, 내후년 이후로도 계속 성장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루닛 스코프를 꼽았다. 루닛 스코프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로 어떤 약물이 투여가 가능하고 잘 맞을지를 제시하는 동반 진단 솔루션이다. 지난달 18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루닛 스코프 지노타입 프리딕터'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루닛 관계자는 "폐암은 비소세포폐암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고 그 안에서 돌연변이가 많다"며 "이번에 맺은 계약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의 변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으로 향후 다른 변이로 확장하는 것을 굉장히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이에 대해서 "루닛 스코프의 첫 글로벌 성과"라며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폐암 치료제를 다루는 제약회사 입장에선 폐암 진단을 통해 환자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와 진단사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백지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기반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기술은 루닛이 독보적"이라며 "압도적인 매출액 기록, 흑자 전환 없이도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은 치료 영역까지 의료 AI 기업이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루닛은 다른 의료 AI 솔루션에서도 빅 파마와의 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지난 5월 인수를 완료한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헬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백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555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인수 이후 반영된 볼파라 연결 매출을 반영한 수치"라고 했다. 이어 "월 35억원 이상의 꾸준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루닛 본사 매출 구조에 안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닛 역시 볼파라헬스의 수익성 증가를 예상하면서 내년 성장 그래프의 가속화를 점치고 있다. 백 연구원은 "볼파라 인수 후 루닛 인사이트와의 시너지 효과 없이도 준수했던 매출액"이라며 "내년부턴 루닛 인사이트 판매 시너지도 기대되고 본사의 판관비 통제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닛 관계자는 "블록딜과 관련한 실망한 분들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비판에 대해서 겸허히 듣고 있다"며 "다만 우려할 수준의 매각이 아니었고 회사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다시 한번 설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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