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탄핵 외치던 민주당, 거부권 쓴 韓에 "마지막 경고"...與 "원칙 지켰다"

댓글 10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종합)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2.19.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6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거부권 행사 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던 더불어민주당은 "선 넘지 말라. 마지막으로 엄중히 경고한다"며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진 않았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한 권한대행이 원칙을 지켰다"고 추켜세웠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직후인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입법권 침해다. 윤석열 (대통령)과 내란 세력의 꼭두각시 노릇이 아닌 민의를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람 이름만 '윤석열'에서 '한덕수'로 바뀌었을 뿐 내란 정권의 망령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마지막으로 하는 경고다. 내란 부역으로 판단되면 즉시 끌어내리겠다"고 했다.


압박 수위 낮춘 민주당...조국혁신당 "즉각 탄핵 추진" 촉구

당초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 가결 직후부터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강하게 압박해왔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소추를 검토하다 국정 안정을 이유로 철회했는데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이 종전에 비해 압박 수위를 낮춘 것은 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담당할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탄핵 절차를 밟기 위해서라도 한 권한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해 주는 게 중요한 만큼 한 권한대행을 자극하지 않고 탄핵 등에 따른 시간 낭비도 막겠단 취지로 읽힌다. 만약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지연 또는 거부하거나 정부로 이송된 특검법에 대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민주당은 탄핵소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예상된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라인 야후 사태, 방심위 징계 남발 등 현안 관련 과방위 개최에 대한 국민의힘 협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5.14.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당내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한 권한대행에 대해) 즉각 (탄핵) 조치해야 한단 주장이 나왔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한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일이 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이런 일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은 (12·3 내란 관련) 상설특검 후보 추천 절차에 착수하고 김건희·내란 특검법을 공포해야 한다. 국회 (임명)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헌법재판관 임명도 즉시 해야 한다"며 "내란 종식을 위한 신속한 수사와 헌재(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진행 사안을 모두 방해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이런 태도 변화를 규탄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반복하는 총리(한 권한대행)는 거두절미하고 탄핵 대상"이라며 "민주당에 묻는다. 함께 가려던 한 권한대행의 모습이 저것이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내란공범 윤석열 방탄 대행인 한 권한대행에 대해 즉각 탄핵 소추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3번째 내란"...국민의힘 "용기 있게 원칙 지켰다" 환영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윤 대통령은 계엄으로 내란을 획책했고 며칠 뒤 권력 공백을 틈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위헌적인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담화를 통해 무혈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제 국민의힘과 (거부권을 행사한 한) 권한대행이 3번째 내란을 시도하고 있다"며 "12·3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진행형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유감의 뜻을 밝히며 "한 권한대행에게 대안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런 시간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지 못하다"며 "국민의 엄청난 저항이 생긴 것이고 국정운영 동력을 떨어트린 결정적 요인이다.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4.12.18.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한 권한대행에 거부권 행사를 촉구해 온 국민의힘은 환영의 메시지를 내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하겠다고 민주당이 위협하던 상황이었기에 용기 있게 원칙을 지켰다고 본다"고 썼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6개 법안이 공포됐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요목조목 따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직전에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거대야당의 위력을 악용해 충분한 검토와 여야 합의 없이 일방 처리한 법안들"이라고 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SNS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겁박하는 민주당의 자가당착은 이제 멈춰야 한다. 헌법을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입법 폭주를 일삼은 행태도 역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거부권을 행사한 6개 법안은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농어업 재해대책법 개정안 등이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내란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서도 내년 1월 1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상 대통령 권한인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지난 2004년 고건 전 총리 후 20년 만이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