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19일 정부가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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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승은 일제로부터 조선 귀족 중 최고 지위인 후작의 작위를 받은 인물로, 이 회장은 이해승의 후손이다.
앞서 이해승이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라는 이유로 구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의국가귀속에관한특별법(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소유 재산에 대한 국가 귀속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해승이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확정판결이 나오면서 국가 귀속 결정은 취소됐다.
이후 친일재산귀속법은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요건에서 '한일합병의 공으로' 부분을 삭제하는 취지로 개정이 이뤄졌다. 이에 정부는 개정 친일재산귀속법이 적용돼 국가 귀속 결정의 대상재산이 국가에 귀속됐다고 주장하며, 그 대상재산을 포함한 토지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의 이행 등을 청구했다.
1심은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국가 귀속 결정의 대상재산에 관해서는 이 사건 부칙조항 단서에 따라 개정 친일재산귀속법을 근거로 국가 귀속을 주장할 수 없다"며 "나머지 토지에 관해선 국가 귀속 결정이 없었으므로, 그 토지가 곧바로 정부 소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친일재산귀속법 부칙 제2항은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1호의 개정 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본다. 다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2심도 국가 귀속 결정 대상재산에 대해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나머지 토지에 관해선 개정 친일재산귀속법이 적용돼 해당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부당이득반환 청구 등을 받아들였다. 이에 당초 정부가 환수를 청구한 땅 138필지 중 1필지(충북 괴산 수로 4㎡)만 국가 귀속재산으로 판단됐다.
대법원도 "부칙조항의 문언 및 체계와 입법자의 의도, 헌법합치적 해석의 필요성 등에 비춰볼 때, 국가 귀속 결정이 확정판결로 취소된 이상 그 대상재산은 개정 친일재산귀속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2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상환·노태악·이흥구·오경미·박영재 대법관은 "친일재산귀속법에서 정한 친일 재산은 친일재산귀속법 시행에 따라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소급해 당연히 국가 소유로 되고, 국가 귀속 결정이 있더라도 이는 확인적 결정에 불과하므로 그 결정이 있어야 비로소 국가의 소유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반대의견을 냈으나 소수에 그쳤다.
김 재판관 등은 "친일 재산의 국가 귀속 법리에 따라 해석하면 부칙조항 단서 적용 대상은 문언 그대로 국가 귀속 결정 자체"라며 "친일재산의 소유권은 당연히 국가에 소급적으로 귀속하므로, 확정판결로 국가 귀속 결정이 취소됐더라도 국가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측을 상대로 친일 재산의 소유권 반환 등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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