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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美 증시, 파티는 끝났나…금리 인하 일단 중지, 공은 트럼프에[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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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8일(현지시간)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을 예고하는 경제 전망을 발표하자 미국 주식과 국채가 대규모 매도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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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8일 하루 동안 S&P500지수 추이/그래픽=최헌정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2.6%, S&P500지수는 3.0%, 나스닥지수는 3.6% 하락했다. 소형주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4.4%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74.0% 폭등하며 27.62를 나타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09%포인트 급등한 4.493%로 지난 5월31일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라 달러 가치는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되 매파적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점은 이미 예상돼 왔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FOMC 직전까지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97~98%로 높게 반영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기대되는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증시 급락과 국채수익률 급등의 이유를 찾았지만 이 역시 예상돼 왔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 대다수는 내년에 금리가 0.25%포인트씩 2번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점도표에서 내년에 4번의 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것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FOMC가 열리기 전에 이미 CME 금리 선물시장은 내년에 2번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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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8일 하루 동안 VIX 추이/그래픽=이지혜



예상했던 대로 매파적 금리 인하가 이뤄졌음에도 시장이 발작적인 반응을 보인데 대해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년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맞아 금리 인하 일시 중지 국면에 돌입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CNBC에 따르면 트레이드스테이션의 시장 전략 글로벌 팀장인 데이비드 러셀은 "파티는 끝났다. 연준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며 "연준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리고 실업률 전망치는 내리면서 비둘기적인 정책 스탠스를 취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연준 위원들의 경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올해 말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9월 2.6%에서 2.8%로 높아졌다.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 9월 4.4%에서 4.2%로 낮아졌다.

내년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2%에서 2.5%로 상향 조정됐고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3%로 하향 조정됐다.

러셀은 "연준은 경기 연착륙(소프트랜딩)을 이끌어왔고 이제 (경제라는 비행기에서) 보조 바퀴를 떼고 있다"며 "경제가 더 좋아지든, 나빠지든 이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손에 달렸고 시장의 관심은 통화정책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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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추이/그래픽=최헌정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의 채권팀장인 바이런 앤더슨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 2%보다 훨씬 높은 곳에 머물러 있고 실업률도 (크게 올라가지 않고) 정체돼 있지만 연준은 금리를 계속 내렸다"며 "이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을 지켜보며 쉴 때가 됐다"고 말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잭 맥킨타이어는 "연준은 이제 새로운 국면, 즉 정지 단계에 돌입했다"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금리 인하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동등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고 정책 불확실성은 내년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일시 중지한 가운데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세부 사항을 기다리면서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실제로 정책이 무엇이고 어떻게 시행되는지 확인한 이후에야 판단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아직 그 단계에는 있지 않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해온 관세 인상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정책들이 드러날 때 어떻게 대응할지 "신중한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추상적으로만 밝혔다.

또 "우리는 어떤 국가에,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규모로 관세가 부과될지 알 수 없고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가 부과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며 "실제 정책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알리안츠 투자관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찰리 리플리는 이날 이메일 논평에서 "이번 FOMC의 주요 시사점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돌아왔다는 것이고 연준이 이에 대해 확실히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이번 통화 완화 사이클에서 금리를 총 1%포인트 인하할 수 있었지만 현재 경제의 경로와 인플레이션의 최근 반등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금리를 계속 인하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모닝스타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프레스턴 콜드웰은 "연준이 2025년과 2026년에는 추가 금리 인하를 거의 안 하거나 아예 안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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