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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화)

故 이선균 협박해 돈 뜯은 실장·전직배우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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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극심한 정신적 고통 겪었을 듯"

배우 이선균씨를 협박해 3억여원을 뜯은 유흥업소 실장과 전직 영화배우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4단독 곽여산 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A씨(30·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곽 판사는 또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영화배우 B씨(29·여)에게는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곽 판사는 "A씨가 피해자(이씨)에게 요구할 금액을 스스로 3억원으로 정했다"며 "A씨 주장대로 B씨가 공갈을 지시하거나 '가스라이팅'(심리 지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범행으로 유명 배우였던 피해자는 두려움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B씨도 직접 피해자를 협박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고(故) 이선균씨를 협박한 영화배우 출신 20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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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판사는 또 "피해자는 마약 수사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또 다른 원인이 섞여 있더라도 피고인들의 공갈 범행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B씨의 협박을 받은 피해자였고, 그 협박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며 "B씨는 대체로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했고 부양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이씨에게 전화해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3억원을 뜯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A씨를 협박한 해킹범은 평소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내던 B씨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B씨는 A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정황뿐만 아니라 이씨와 친하게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불법 유심칩을 이용해 해킹범 행세를 했다. 그러나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아내지 못하자 지난해 10월 1억원을 요구하며 이씨를 직접 협박해 결국 5000만원을 뜯었다.

마약 등 전과 6범인 A씨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3차례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로 지난해 먼저 구속 기소돼 지난 10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과거에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B씨는 2012년과 2015년 제작된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해 12월 27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서울 모처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에 따라 그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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