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운영하던 점집에는 ‘OO보살’이라고 적힌 현수막 간판이 붙어있었지만 19일 사라졌다. 이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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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뒤 민간인 신분으로 비상 계엄시 정보사 공작요원 배치 등을 계획해 ‘계엄 비선’으로 지목됐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경기도 안산에서 무속인으로 활동하며 점집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집은 이른바 12·3 비상계엄 이틀전 ‘12·1 롯데리아 계엄 모의’로 알려진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 정보사 현역 장교 회동 장소인 롯데리아 점포와 도보로 갈 수 있는 인근 빌라에 위치해 있었다. 노씨는 지난 3일 일어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사전에 계엄을 모의한 혐의(내란 실행)로 18일 구속된 상태다.
19일 오후 찾은 경기 안산 소재 한 반지하 주택에는 노씨가 다른 무속인과 동업하며 운영하는 점집이 있었다. 굳게 닫힌 문에는 ‘만(卍)’자와 함께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현관 옆엔 술·북어 등 굿이나 제사에 사용하는 물품이 놓여있었다. 이곳엔 ‘OO보살’이라고 적힌 현수막 간판이 붙어있었지만 이날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정보사령관이 운영하는 점집 현관 옆에 술·북어 등이 놓여있었다. 이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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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라는 A씨는 “노 전 사령관과 함께 철학관을 운영한 것이 맞다”면서도 비상 계엄과 관련한 질문에는 함구했다. A씨는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며 “노 보살 말이 께름칙했다”, “힘드니 자꾸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곳은 계엄 발령 이틀 전인 지난 1일 ‘햄버거 회동’이 있었던 롯데리아로부터 약 1.4㎞(도보 약 20분)떨어진 곳이다.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노씨가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모 대령 등과 롯데리아에서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씨는 2018년 부하 여군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불명예 전역했다. 이후 점집을 운영한 것으로 인근 주민들은 추정했다.
동네 주민들은 해당 점집을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80대 주민은 “계엄 같은 건 모르겠고 여기 점집”이라고 말했다. 근처에 사는 50대 남성도 “남자 1명, 여자 2명이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며 “보살로 불렸던 인물이 노 전 사령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노씨와 함께 롯데리아에서 만나 비상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또 다른 민간인인 김모 전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에 계엄 이틀 전 롯데리아에서 모였던 것으로 지목된 정모·김모 대령이 아닌 또 다른 민간인이다. 공조부는 노씨 외에도 전역한 군인이 계엄 계획을 세우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던 중 전날 김 전 대령을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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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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