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를 볼 수 있을까
-최백호의 노래 ‘부산에 가면’에서
최백호 콘서트를 보러 연천에 다녀왔다. 스모키하고 쓸쓸한 그의 목소리에 어울리게, 홀로 지하철을 타고서. 경유역 57곳. 역을 하나 지날 때마다 어떤 기억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최백호의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중학생 시절, 울산의 어느 미술 학원에서였다. 선생님은 심수구 화백. 학원에서는 늘 ‘낭만에 대하여’가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왔다. 지직거리는 레코드판이었다. 그때 그 노래는 신곡이었는데 어느덧 삼십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버렸구나. 검색해 보니 심수구 선생님은 몇 년 전 돌아가셨다 했다. 잠시 몸이 완전히 굳었다. 그러고는 못 견디게 울산에 가고 싶어졌다. 울산에 가서 그 시절 나와 당신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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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시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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