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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내란대행이냐” “응분의 대가”…野, 거부권 행사한 한덕수에 융단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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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결 정족수로 與野충돌
국힘 “대통령과 같은 200명”
민주 “국무총리 기준 151명”


매일경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있다. [김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상황에 따라 ‘탄핵 카드’를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 권한대행을 가리켜 ‘내란 공범’이라는 원색적인 표현도 다시 나왔다. 다만 야당도 한 권한대행이 조만간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해야 하는 데다 국정 불안을 지적하는 여론을 의식해 당장 탄핵을 추진하진 않을 모양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을 국회로 되돌려 보냈으나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았다고 본 셈이다.

19일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자마자 구두 경고를 쏟아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직무 복귀를 원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국정 운영 권한도 없는 내란 수괴와 공범들 의도대로 움직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탄핵 민심을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민생을 저버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우리 농가를 살리는 농업법 등 민생 6법을 거부한 것은 권한 남용이며 용납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심지어 야당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은 내란 대행으로 남을 생각이냐”며 “지금 해야 할 일은 윤 대통령과 내란세력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민의를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무총리 탄핵소추에 대해선 일단 말을 아꼈다. 조 수석대변인은 “당내에선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즉각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란 종식을 위한 신속한 수사와 헌법 재판 진행을 방해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압박성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

문제는 권한대행 탄핵소추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다. 여야가 정족수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같이 의원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고 본다. 2016년 국회 입법조사처도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시 필요한 정족수로 탄핵할 수 있다”는 학계 일각의 의견을 공유한 바 있다.

200표가 기준이라면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만 찬성해도 탄핵할 수 있다고 맞섰다. 헌법 제65조에서 권한대행 탄핵 규정을 명시하지 않았으니 국무총리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탄핵안을 손쉽게 통과시킬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를 ‘헌법재판관 임명권’ 근거로 활용하고 나섰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을 적극 행사하고 있기에 재판관 임명에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이 소극적으로만 행사해야 한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장은 오늘로써 탄핵됐다”고 말했다.

전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상황에서 청문회 일정을 단독 의결했다. 오는 23일에는 마은혁·정계선 후보자, 24일에는 조한창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민주당은 인사청문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내란 동조라며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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