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서비스 개발 지속… 글로벌에 불어 닥친 K-팝 인기에 성과 가시화
K팝 팬덤 플랫폼 ‘엠넷플러스’ 개발·운영, 양방향 라이브 커뮤니케이션 팬덤 플랫폼 ‘링크(LiNC)’ 론칭
1200만 글로벌 이용자 확보, 일본 시장 교두보로 글로벌 진출 가속화… 2025년 스케일업 전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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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하 수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K-컬처’로 불리며 세계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문화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다 못해 촛불 대신 ‘응원봉’이 등장한 시위 문화도 각국의 미디어에서 주목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높아진 한국 문화의 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IT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이 있으니, 지난 9월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양방향 라이브 커뮤니케이션 팬덤 플랫폼 ‘링크(LiNC)’를 론칭한 스테이지랩스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6년 백명현 대표가 창업한 스테이지랩스는 시작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며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플랫폼 개발을 이어왔다. 온미디어에서 IT 비즈니스 신사업 개발과 미국 실리콘밸리 VC(벤처캐피탈) 포메이션8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담당하기도 했던 백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도 수차례의 피보팅을 감행하며 자사 비즈니스의 PMF(시장적합성)을 찾는 노력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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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진정성은 K-팝 디지털 포토카드 플랫폼 ‘tin(틴)’을 비롯해 CJ ENM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탄생한 글로벌 K-팝 컬처 플랫폼 ‘엠넷플러스’, 최근 론칭한 ‘링크(liNC)라는 삼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확보한 글로벌 이용자 수가 무려 12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자체 개발 플랫폼 ‘링크(LiNC)의 경우 이용자의 84%, 누적 매출의 95%가 글로벌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갓 론칭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지표가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스테이지랩스에게 곧 시작될 2025년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전략에 돌입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미 진행 중인 일본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하반기 시리즈B 투자 유치 등 본격적인 스케일업에 나설 채비를 마친 상황. 이에 테크42는 “이제 스테이지랩스는 페이즈4(Phase4)에 돌입하고 있다”는 백명현 대표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티스트 동생으로 인해 알게 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페인포인트에서 창업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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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이래로 아티스트와 팬들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즐기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창업 전부터 제 개인적인 비전과 연결돼 있죠. 그 동안은 지금보다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새로운 시도를 하려 노력했어요. 지금은 예전에 비해 충분한 역량을 갖췄고, 자신감도 남다릅니다.”
창업 이전부터 스테이지랩스가 지향하는 비전을 품었다고 말하는 백 대표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쩌면 엔터테인먼트와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공대 컴퓨터공학 전공자, 그런 그에게 아티스트가 처한 환경과 업계의 페인포인트를 깨닫게 해준 이는 실제 아티스트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동생이었다고. 대표의 동생인 낯선(본명 백명훈)은 2001년부터 음악작업을 시작해 2008년 정상급 가수 이효리의 정규 3집 타이틀곡 ‘유고걸’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싱글 ‘괜찮아’로 데뷰 후 다양한 곡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고, 최근에는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여러 후배 아티스트의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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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고교를 졸업할 즈음 음악가로서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죠. 제가 대학을 다닐 무렵이었어요. 말 그대로 집안이 뒤집어졌죠(웃음). 물론 지금은 부모님께서도 열렬한 응원자시지만, 당시만해도 동생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서셨으니까요. 반면 전 처음부터 동생을 응원하는 마음이었어요.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동생이 만든 음악을 듣는 것이 좋았고 너무 멋져 보였죠. 그러다 보니 동생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고, 신생 아티스트들에게 어떤 문제가 걸림돌인지, 또 어떤 환경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어요.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엔터테인먼트와 IT 산업 중간 어딘가에 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그런 그에게 창업은 운명처럼 느껴졌다. 대학 졸업 무렵부터 취업 대신 창업을 고민했다고. 하지만 경험도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구상한 창업은 하릴없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그는 경험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으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문을 두드렸고, 그렇게 온미디어에 입사해 IT 비즈니스 신사업 개발 부서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넓혔다. 그런 그에게 스타트업계의 경험을 쌓을 기회가 온 것은 온미디어가 CJ 그룹에 인수되는 즈음이었다.
“대표 직속 신사업부서에서 일하던 중 오너가 바뀌면서 그때까지 내부 결정권자들을 설득해 나가며 진행했던 사업이 초기화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어요. 정말 허탈감을 느낀 순간이었는데, 그 즈음 실리콘밸리에 회사 설립을 준비 중인 팀의 제안을 받았어요. 컴퓨터공학도 출신이다 보니 실리콘밸리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 당시 상황도 타이밍이 맞아 신사업을 하는 홀딩스컴퍼니라는 애기만 듣고 합류했는데, 알고 보니 VC 더군요(웃음). 그렇게 우연찮게 VC 업계에 발을 들였고, 이후 투자를 한 포트폴리오사의 지원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며 스타트업계의 생리를 경험하게 됐죠.”
알 수 없던 인생의 행로는 마치 처음부터 정해진 것처럼 다시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스타트업계의 경험을 고루 쌓은 그는 더 이상 창업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확신이 섰다고. 그렇게 스테이지랩스가 시작됐다.
몇 차례 데스밸리도 경험했지만…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겠다는 목표 이어가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앞서 언급한 바처럼 그가 오래도록 구상한 것이었다. 첫 시도는 사명과 같은 ‘스테이지’ 서비스였다. 팬 커뮤니티 구축으로 시작된 사업은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불어 닥친 블록체인 기술 접목, 커머스 도입 등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몇 차례의 피보팅을 거듭하며 사업성을 찾고 시행착오를 줄여가나는 노력을 지속했다. 그런 상황에서 엔터 업계의 환경을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했으니,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팬 커뮤니티에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1년 간 준비해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초반 매출이 급상승하던 시기였어요. 난데없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고 나니, 준비해 놓은 물류와 상품이 소용없어 졌죠.”
스타트업계에서 회자되는 ‘데스 밸리 (Death Valley)’가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스테이지랩스는 당시 아티스트와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을 포착하고 진행 중이던 커머스 서비스와 온라인 라이브 이벤트 플랫폼을 활용해 언택트 공연플랫폼 ‘프레젠티드 LIVE’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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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파장은 아티스트업계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어요. 공연장에서 공연을 해야 팬들과 만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죠. 그 상황에서 저희는 기회를 발견했고 유튜브 등 기존 동영상 서비스 환경에서 불가능했던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었어요. 존폐를 걱정하던 상황에서 ‘프레젠티드 LIVE’를 통해 단숨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죠.”
그러나 위기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엔데믹이 문제였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다시 현장 공연을 재개했고 ‘프레젠티드 LIVE’의 효용성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프레젠티드 LIVE’의 성공 사례를 눈 여겨 보고 있던 CJ ENM이 전략적 투자와 함께 글로벌 K-팝 팬을 대상으로 한 ‘엠넷플러스’ 플랫폼 개발을 제안했다. 이는 스테이지랩스가 다시금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공략 본격화…이제 남은 것은 기하급수적인 제이커브 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세계적인 위기였지만, 한편으로 한국에 있어서는 K-팝을 비롯해 드라마와 영화 등 문화 전반의 파급력이 글로벌에 확산되며 그 위상이 달라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엠넷플러스는 론칭 2년만에 글로벌 누적 회원 2300만명을 돌파했고, 1300만건이라는 앱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217개국에서 유저가 유입되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스테이지랩스는 그렇게 찾아온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엠넷플러스 개발과 운영을 통해 쌓인 역량을 활용해 다시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미 구축해 놓은 ‘프레젠티드 LIVE’의 자산을 활용하면서 환경 변화 요소를 적용한 리뉴얼을 통해 ‘링크(LiNC)’를 개발한 것이다. 정식 론칭 이전인 지난해부터 베타 서비스를 론칭해 시장조사 등 PMF를 찾는 노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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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들과 연결성이 있는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해 ‘프레젠티드 LIVE’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리뉴얼해 사업성을 제고해보자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진행했어요. 코로나19 종식으로 다시 한번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온라인상에 공연 수요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에 대한 니즈는 남아 있다는 것을 포착했죠. 특히 먼 거리, 해외 있는 팬들은 가벼운 팬미팅이라도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적지 않았어요. 그래서 팬미팅에 특화된 양방향 라이브 플랫폼을 개발하자는 결정을 하게 됐죠.”
1년여라는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스테이지랩스는 ‘링크(LiNC)’ 플랫폼을 통해 팬들이 짧은 순간이라도 아티스트와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누고 프라이빗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하는 등의 기능을 선보였다. 백 대표는 “팬미팅의 본질에 집중하는 시도였고, 결과적으로 그 과정을 통해 사업성을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기존 레퍼런스가 없는 사업 모델이기에 UX, UI 관련 특허를 내가면서 독창적인 서비스를 만들려다 보니 베타 테스트에 적잖은 시간을 쏟았어요. 수차례 업그레이드를 하고 신규 기능을 추가하며 지금의 형태가 자리를 잡은 거죠.”
스테이지랩스는 ‘링크(LiNC)’ 플랫폼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활용, K-팝 디지털 포토카드 플랫폼 ‘틴(tin)’ 개발도 병행했다. 이는 기존 음반 시장에서 앨범에 랜덤으로 포함된 포토카드에 착안한 것으로 일종의 팬덤 기반 SNS와 같은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대표는 “수익화 모델이 적용된 플랫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 입장에서 실험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어요. 포토카드는 기존 음반에 랜덤으로 포함된 서비스예요. 팬들은 이 다양한 종류의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같은 앨범을 다량으로 사기도 하며 팬심을 드러내죠. 그러다 보니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성역 같은 요소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아티스트의 IP를 제휴해 수익화하는 것이 아닌, 팬들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했어요. 마치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에서 팬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놀이 문화를 형성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죠. 팬들이 소장하고 있는 디지털 사진을 틴에 업로드하면 포토카드 형태로 변환해주고 여러가지 꾸미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팬들끼리 공유하며 소통하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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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틴은 글로벌 170개국에 유저가 찾아오는 팬 커뮤니티가 됐다. 틴에서 스테이지랩스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팬들의 팬심이 디지털에서 구현되고 놀이문화로 발전하는 행동 패턴이다. 이렇게 모인 유저들은 다시 링크(LiNC)와 계정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백 대표는 “성향과 로직이 전혀 다른 두 서비스를 2025년에는 좀 더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략을 털어놨다.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유럽 등 각지에서 ‘링크’에 반응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저희는 일본 시장을 메인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미 ‘프레젠티드 LIVE’를 서비스 할 당시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2년 정도 준비를 했죠. 현재는 법인도 설립한 상황이예요. 일본은 굉장히 보수적인 시장이고, 그래서 저희는 B2B 관점에서 현지 스타트업 기관과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며 접근했죠.”
하지만 한편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시 그리 녹록한 시장은 아니다. 팬 대상 B2C 비즈니스와 엔터사 대상 B2B 비즈니스를 동시에 고려하는 양면 비즈니스를 진행시켜야 하는 스테이지랩스의 입장에서는 국내 엔터사와 지명도 있는 아티스트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노력도 병행되야 한다. 인터뷰 말미, 백 대표는 “스테이지랩스가 시작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한 이유”라며 다시금 마음 속에 품은 비전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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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시스템은 이미 완벽하게 구축돼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K-팝 팬들과 소통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지션닝을 창립 초기부터 가져가고 있어요. 다국어 지원 기능이나 고객 지원도 모두 해외 팬에 초점을 맞춰 진행 중이죠. 기술적으로도 해외 각국에서 들어오는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인프라와 기술력을 갖춰 놨습니다. 한국의 가능성 있는 신인 아티스트를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아티스트를 글로벌 팬들과 연결하는 시도도 준비 중입니다. 어쩌면 저희 플랫폼을 통해 ‘BTS’의 뒤를 잇는 새로운 글로벌 스타가 나올 수도 있겠죠. 또 기존 정상급 아티스트 역시도 저희 서비스의 장점을 보고 팬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참여할 수도 있고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아티스트와 팬들의 니즈를 반영하며 2025년에는 기하급수적인 제이커브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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