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나 결혼 당사자들이 의뢰…비용은 14만 원~290만 원
GPS·웨어러블 카메라 등 첨단기기 활용…"부정한 관계 지속 못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 있는 한 사원에서 합동 결혼식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 신부가 대기하고 있다. 이날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14쌍이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인도에서 돈을 받고 의뢰인의 장래 배우자의 봉급, 성적 취향 등 배경을 조사하는 '결혼 탐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 사람들은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신중을 기울이지만, 사회 변화에 따라 많은 사람이 스스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있다.
AFP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인도의 결혼 탐정들과 그들에게 일을 맡기는 의뢰인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뉴델리의 한 쇼핑몰 사무실에서 일하는 결혼 탐정 바브나 팔리왈(48)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장래의 남편이나 아내를 조사한다. 20년 전 테자스 탐정 사무소를 설립한 그는 매달 약 8건의 사건을 처리할 정도로 사업이 어느 때보다 잘 되고 있다.
뉴델리의 직장인 쉴라(가명)는 딸이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자마자 팔리왈에게 의뢰를 줬다. 그는 "나는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며 "딸이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 나는 그를 돕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확인 없이 돕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팔리왈은 최근 한 사건에서 연간 7만 700달러(약 1억 원)를 번다고 한 남성 약혼자가 실제로는 10분의 1인 7070달러를 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탐정 고용 비용은 감시 범위에 따라 100달러(약 14만 원)에서 2000달러(약 290만 원)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결혼식 자체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가족에게 이는 작은 투자다.
의뢰인은 꼭 자녀의 결혼 상대가 우려스러운 가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장래 배우자에 대한 배경 조사를 원하거나, 결혼 후 의심되는 불륜 사례 조사를 직접 의뢰하기도 한다.
다른 사설탐정인 아크리티 카트리의 업체에서 처리한 사건의 약 4분의 1은 혼전 조사였다. 그는 예를 들어 "신랑이 실제 동성애자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중매결혼의 경우 결혼 당사자들이 만나기도 전에 상대방의 재정 상태와 인도 카스트 계급 체계에서의 지위 등을 미리 조사한다. 카스트 지위나 종교적 구분에 반하는 결혼은 명예 살인 등 비극적 결말을 낳을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혼전 조사가 가족 구성원, 사제 또는 전문 중매인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기존의 도시 사회 네트워크가 흔들리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혼전 조사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사설 결혼 탐정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설탐정인 산제이 싱(51)은 자기 일이 "사회에 봉사하는 일"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가 속한 업체는 올해 수백 건의 혼전 조사를 수행했다.
사설탐정의 일은 결코 쉬운 편이 아니다. 보안 수준이 높은 현대식 아파트 단지는 단독 주택보다 더 접근하기 어렵다. 또한 그들의 일이 반드시 합법이라는 보장도 없다.
싱은 "탐정들이 들어가기 위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자신의 매력에 의존해야 한다"면서 그의 팀원들은 합법과 불법의 회색 지대를 걷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팀원들은 법의 오른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비윤리적인 일은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조사가 누군가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첨단 기술은 결혼 탐정의 일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카트리는 기술 개발자를 통해 탐정이 기록을 온라인에 올릴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탐정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그의 휴대폰에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카트리는 "더 안전하다"며 "짧은 시간과 낮은 비용으로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탐정들은 모기 퇴치용 기기와 같은 일상용품에 녹음 및 영상 촬영 장치를 숨기거나, 더 정교한 GPS 차량 추적 장치 및 작은 웨어러블 카메라도 활용한다.
팔리왈은 "우리가 첨단 기술에 의존할수록, 우리 삶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부정행위 폭로에 기술이나 탐정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다. 그는 "어쨌든 그런 (부정한) 관계는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짓말에 기반한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