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부검 없어 사망 원인 불분명”…보험금 거부
간접사실 통해 부검 없이도 상해사망 인정받을 수도
간접사실 통해 부검 없이도 상해사망 인정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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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보험계약에서 보험사고는 ‘상해’입니다. 상해로 인정돼야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상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연성, 외래성, 급격성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먼저 우연성은 피보험자(보험사고 대상자)의 고의가 개입되지 않고,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를 의미합니다. 자동차 사고와 같이 운전자들의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발생한 상해는 우연성이 인정됩니다.
다음은 외래성입니다. 외래성이란 상해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피보험자의 신체 내부적 요인, 즉 병적 원인으로 발생한 경우는 외래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급격성입니다. 급격성이란 상해가 돌발적이고 단시간 내에 발생하거나 혹은 피보험자가 예견하지 않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갑자기 발생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상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보통의 사고는 CCTV나 목격자 등에 의해서 사고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혼자 집에 있던 중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망한 사람이 가입해 둔 상해보험이 있다면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보험수익자(통상 상속인들)가 사망한 사람이 상해로 인해 사망했음을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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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원의 경우 사체 검안만으로 사망 원인을 밝힐 수 없음에도 부검을 하지 않아 사망 원인을 명확히 하지 못한 경우 불이익은 유족이 감수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험금 분쟁과 관련해 부검을 하지 않아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판결이 항상 부검을 실시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판결 사례를 소개합니다.
A씨는 평소 자주 술을 먹어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안방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A씨의 아내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응급실로 이동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따로 부검은 하지 않았습니다.
A씨의 가족은 A씨의 건강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사망할 수준의 질병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넘어져 사망한 것으로 판단,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 결국 소송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보험사는 부검이 실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상해사고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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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원의 판단을 달랐습니다. 법원은 A씨의 간수치가 사망 2개월 전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전에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상태였고 몸에도 다수의 멍이 있는 점을 보면 사망 전 넘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습니다. 특히, 발견 당시 주변에 구토의 흔적이 있었는데 이는 뇌출혈로 인한 증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A씨가 넘어져 사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무법인 한앤율 한세영 변호사는 “부검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러 간접사실을 통해 상해사고에 해당함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사고자를 발견한 당시의 현장 모습을 촬영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혹 사망 전 사고자를 만난 적이 있다면 그 당시 사고자의 건강상태나 신체에 특이점은 없었는지도 소송상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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