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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어르신들 '겨울철 공포' 골절…집안 '이것'부터 바꾸세요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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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합병증 막는 뼈 건강관리

근육 경직되고 균형감각 떨어져

실내외서 넘어져 골절 사고 빈발

적당한 운동으로 골밀도 늘려야

겨울은 뼈 건강이 시험대에 오르는 계절이다. 빙판길과 추운 날씨는 연령을 불문하고 뼈 부러지는 사고를 부른다. 젊은 층은 스키·스노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넘어지면서 사고를 당하기 쉽다. 한국소비자원의 겨울 스포츠 관련 안전사고(2022)에 따르면 사고의 대부분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뼈에 금이 가거나 골절되는 사고다. 노년층은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가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다.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고 균형감각이 떨어지면 낙상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여기에 실내 활동 증가와 일조량 감소로 비타민D 합성이 줄어들면서 뼈 건강이 더 약해진다. 비타민D는 칼슘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아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몸에 칼슘이 부족하면 이를 보충하려고 뼈에서 칼슘을 끌어다 쓴다.

낙상 세 번 중 두 번은 집에서 발생

62세 이모(여·서울 마포구)씨는 이달 초 택배박스를 들다 균형을 잃고 주저앉았다. 곧바로 왼쪽 고관절 부근이 아팠다. 혼자서는 걷기가 힘들어 부축을 받아 화장실을 가야 했다. 안정을 취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2주 만에 병원을 찾았는데 X선 촬영에서 고관절 경부 골절 진단을 받았다. 엉덩이뼈와 넓적다리뼈를 잇는 목 부분에 탈이 났다. 바로 입원해 수술했다.

전 교수는 “고관절은 몸에서 가장 단단한 뼈인데, 나이 들어 골다공증이 오면 가장 먼저 약해지는 부위기도 하다. 특히 경부 골절은 자연히 붙질 않는다”며 “걷지 못하면 근육이 다 빠지고 폐렴·혈전증 같은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하루빨리 걷도록 48시간 내 수술이 치료 지침”이라고 했다. 이씨는 올해 2월에도 척추 압박 골절로 입원한 경험이 있다. 압박 골절은 스펀지가 눌린 것처럼 척추뼈가 짜부라진 상태를 말한다. 그때도 무거운 물건을 들다 그랬다. 전 교수는 “첫 번째 골절이 나타났을 때 골다공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했으면 재골절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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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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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 골절 환자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8%씩 증가했다. 부딪치고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사고의 3분의 2는 집 안에서 발생한다.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부주의가 골절로 이어지는 셈이다.

흔한 원인은 미끄러운 바닥과 어두운 조명, 나이와 함께 약해진 균형감각이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면서 세탁기에 부딪혀 어깨·팔이 부러지기도 하고, 침대에 걸터앉다 미끄러져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엉덩방아를 찧는다. 손목·대퇴부가 골절된다. 거실 바닥에 늘어진 전기장판 줄에 걸려 넘어지거나 밤중에 불을 켜지 않고 화장실에 가다 넘어지는 사례도 흔하다.

한번 골절이 발생하면 연속적으로 뼈가 부러지는 ‘골절 도미노’에 빠지기 쉽다. 손목·척추에서 골절이 발생했을 때 1년 이내에 또다시 뼈가 부러질 확률은 2~4배다. 한쪽 다리가 부러지고 나면 1~2년 사이 반대쪽 다리마저 부러지는 환자가 적지 않다. 골절 발생 후에도 여전히 뼈 관리가 잘 안 돼서 그렇다. 연간 수백만원 이상에 달하는 의료비도 만만찮은 부담이다.

과음과 나쁜 자세도 약골 만들어

남성도 나이가 들면 뼈가 약해진다. 50세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을 겪고 있다. 뼛속 칼슘·미네랄 등이 부족해지면서 뼈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남성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의 하나는 전립샘암 치료다. 치료 과정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급격히 줄어 골밀도가 떨어진다. 하루에 술을 석 잔 이상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고 뼈를 만드는 세포 활동을 방해한다. 여성은 폐경기(50세 전후)를 기점으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확 줄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약골은 젊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골절은 대부분 예기치 못한 사고로 발생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뼈가 부러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쩡한 사람도 있다. 전 교수는 “과도한 다이어트와 나쁜 자세는 뼈 건강이 나빠지는 화근이다. 뼈 기초 체력이 부실한 상태에서는 스포츠를 즐기다 발생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다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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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손상의 또 다른 원인은 과사용으로 인한 피로다. 너무 오래 걷거나 달리고, 발차기·레그프레스 같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과하게 하면 미세 골절이 생긴다. 전 교수는 “갑상샘·부갑상샘 질환, 당뇨·저체중 같은 문제가 있으면 젊은 층이어도 뼈가 약해진다. 원인 파악을 위해 내분비내과와 협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골다공증성 골절이든, 스포츠 손상이든 골절은 예방할 수 있다. 뼈 건강 척도인 골량을 결정하는 세 가지는 호르몬·영양·신체 활동이다. 뼈를 튼튼히 하는 영양소인 비타민D는 햇빛을 쐬면 몸에서 생성된다.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하루 10분 이상 야외에서 활동하면 된다. 가볍게 걷는 산책에 더해 체중이 실리는 에어로빅·조깅 같은 운동을 하면 골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된다. 칼슘이 풍부한 멸치처럼 뼈째 먹는 생선, 저지방·무지방 우유, 시래기나물을 챙기면 좋다.



젊을 때 무리한 다이어트 피하고 중년부터 골밀도 검사를

생애주기별 뼈 건강 포인트

뼈는 약해져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골절이 생기기 전까지 자각 증상조차 없다. 뼛속을 채우던 성분이 소리 없이 빠져나가면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상태에 이른다.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뼈의 양인 골량은 20~30대에 가장 높아진 뒤 서서히 감소한다"며 "젊을 때 뼈를 최대한 튼튼히 만들어 두면 나이 들어 골량이 줄어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생애주기별로 챙겨볼 뼈 건강 포인트를 살펴본다.





청소년기-영양·운동

뼈가 가장 잘 발달하는 시기다. 햇빛을 충분히 쐬며 뼈를 위아래로 자극하는 배구·축구·농구 같은 운동을 권한다. 운동할 땐 무릎·발목·손목·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하는 습관도 들이는 게 좋다. 비만을 막기 위한 체중 관리는 필요하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저체중이면 뼈에 충분한 하중이 실리지 못한다. 나이 들면 골밀도 감소로 이어져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





청년기-바른 자세 실천

영양·운동으로 뼈 건강을 챙기기에 늦지 않은 나이다. 남자는 30대 초반, 여자는 30대 중반까지 뼈 양이 최고치에 이르게 채워진다. 칼슘 섭취가 특히나 적은 겨울에 추천하는 식품은 칼슘의 왕으로 불리는 시래기(무청)다. 시래기 요리엔 비타민D가 풍부한 말린 표고버섯 가루를 조미료로 활용하면 좋다. 햇빛에 말린 표고에는 생 표고보다 비타민D 함량이 5배가량 높아 칼슘 흡수를 돕는다.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것도 뼈 건강을 지킨다. 20~30대 환자는 40대 이상 환자보다 목뼈·허리뼈 변형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나쁜 자세 때문에 손상이 축적됐더라도 운동하고 자세를 교정하면 회복이 빠르다. 디스크·관절·근육·인대의 재생력이 좋다.





중장년기-골밀도 점수 알기

혈압·혈당처럼 뼈 건강을 점검해보는 숫자가 있다. 골밀도 점수다. 뼈가 튼튼한 사람과 비교해 내 뼈 양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중년 이후엔 골량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므로 이 시기에 반드시 챙겨야 한다. 골밀도 검사는 척추, 대퇴골(고관절), 허리뼈 부위의 뼈 밀도와 강도를 측정해 골절 위험을 예측한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 위험 인자는 ▶65세 이상 ▶50세 이상 여성 ▶조기 폐경 ▶골절 경험 ▶예전보다 키가 줄거나 허리가 굽은 증상이다. 이미 골절 경험이 있으면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로 2차 골절을 예방해야 한다.





노년기-낙상 예방

넘어지지 않는 것이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하는 길이다. 겨울에는 전기 난방기구의 전선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잦다. 낙상을 방지하려면 집 안 환경부터 점검해야 한다. 바닥에 물건은 가급적 두지 말고, 실내는 늘 밝게 유지하길 권한다. 화장실 갈 땐 번거롭더라도 불을 켜고 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전 교수는 “바닥의 물기 제거,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사용, 침대 높이 조절은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인다”며 “겨울철 외출 시에는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고 빙판길을 피해 천천히 걷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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