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지닌 지역 양조장 재가동해 '은하수 막걸리' 생산
2026년 '발표감각 복합 플랫폼' 공개…지역관광 활성화 목표
교촌이 손자회사 발효공방1991을 통해 막걸리, 고추장, 된장 등 발효식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교촌이 폐업한 양조장을 재가동시켜 개관한 경상북도 영양군 '100년 양조장' 전경. /영양=우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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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영양=우지수 기자] 권원강 교촌 회장은 자전거 트래킹이 취미다. 그는 자전거로 경상북도 최북단 도시 영양군을 자주 방문하던 와중 지난 2018년경 한 식당에서 지역 전통주 '감향주'를 맛보고 첫눈에 반했다. 권 회장은 곧장 회사에 감향주 양조법을 전수받도록 지시했다. 이어 영양군서 100여년간 운영된 양조장을 현대화해 감향주를 개량한 막걸리를 만들기로 했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고추장·된장 등 발효식품을 만드는 교촌 신사업 '발효공장1991'의 탄생 비화다.
지난 18일 기자는 교촌이 영양군에서 운영하는 100년 양조장을 방문했다. 이 양조장은 지난 1915년 영업을 시작한 영양군의 대표 양조장이다. 100년간 유지한 건물 모습은 그대로 살리고 내부는 식약처 기준에 맞게 현대화해 운영하고 있었다. 인구소멸 등 문제로 지난 2018년 한 차례 폐업했던 이 양조장은 교촌과 협업하면서 재가동할 수 있게 됐다.
이 공간에는 지난 100년간 사용된 양조 물품들이 그대로 전시돼있다. 또한 한 켠에 꾸려진 카페 공간에서 양조장의 역사를 둘러볼 수도 있다. 막걸리 외 영양군에서 나는 고추와 콩, 쌀을 사용한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 장류 발효식품도 만들고 있었다. 교촌 관계자는 "100년 양조장은 인구 1만9000여 명이 거주하는 인구소멸도시 영양군의 랜드마크로 지역 축제 등을 운영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설명했다.
교촌은 지난 2022년 발효공방1991 법인을 설립하고 장인으로부터 전수받은 감향주 제조법을 적용한 막걸리 브랜드 '은하수 막걸리'를 지난해 출시했다. 감향주는 달고(甘) 향기로운(香) 술(酒)이라는 뜻을 가진 떠먹는 막걸리다. 1670년경 장계향 선생이 집필한 최초의 한글 요리서 '음식디미방'에도 소개돼 있다.
감향주를 개량해 만든 은하수 막걸리는 6도와 8도 두 가지 도수로 개발됐고 월 5000병 한정 생산되고 있다. /영양=우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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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막걸리는 6도 제품과 8도 제품 두 종류로 생산된다.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쌀로 단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100년 양조장은 5명 직원만이 근무하는 작은 규모다. 이 때문에 은하수 막걸리는 월 5000병 한정 생산돼 다양한 채널로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교촌이 운영하는 음식점인 교촌필방과 메밀단편, 현대백화점 식품관, 마켓컬리에서 판매하고 있다.
송숙희 발효공방1991 발효사업부문장은 "생산량이 워낙 적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전국적인 채널 입점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경북지역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교촌은 발효공방1991의 발효식품 생산 시설을 새로 짓고 있다. 영양군 주곡리에 들어설 6323㎡(약 1913평) 규모 복합테마시설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이 그것이다. 지난 10월 첫삽을 떴고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현재 월 5000병 한정 생산하고 있는 은하수 막걸리의 생산량은 월 4만병 수준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6000만원, 올해 2억원을 예상하고 있는 은하수 막걸리 매출액은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완공 후 최대 1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교촌 측은 전망했다.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은 지자체 지원금 100억원(국비 50억원, 도비 10억원, 군비 40억원)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민관협력 지역상생' 사업 일환이다. 경상북도에서 이 사업에 선정된 곳은 발효공방1991이 유일하다. 전통 있는 양조장을 되살리고 영양군에서 생산되는 원재료를 활용하는 등 등 교촌 지역상생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발효공방1991은 경상북도에서 ㅠ일하게 '민관협력 지역상생' 사업에 선정돼 복합테마시설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착공에 들어섰다. 사진은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조감도 /교촌에프앤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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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측은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이 완공되면 오는 2028년까지 영양군을 찾는 누적 방문객이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발효공방 1991 제품을 활용한 발효 체험, 내부 시설 관람 등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근 안동역에서 영양군을 관광하는 버스 코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교촌이 발효식품 사업을 시작한 것은 힘을 주고 있는 신사업인 소스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발효감각1991은 교촌에프앤비의 손자회사(교촌에프앤비의 소스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의 자회사)다. 소스를 만들 때 사용하는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을 개발하고 회사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교촌은 발효공방1991을 훗날 글로벌 발효식품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한국의 장 문화를 세계에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교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프리미엄 막걸리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판로를 점차 늘리고 소비자들에게 은하수 막걸리를 더 많이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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