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최초 현지 법인 은행 업무 전환
꾸준한 외형성장…건전성 저하는 아쉬워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 |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 거취에 눈길이 쏠린다. 올해 말 임기 2년을 마치는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해외 진출, 신사업 발굴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부동산PF 부실로 인한 수익성 회복은 아직 갈길이 멀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지난 18일 BNK금융지주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다. BNK금융지주 자회사는 다름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3월 말이 되서야 결론이 났지만 작년 말 금융지주와 은행 CEO 승계절차를 임기만료 3개월 전부터 시작하도록 하는 '모범관행'에 따라 BNK금융지주 자회사 CEO 선임 절차도 빨라졌다.
김 대표는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는 데다, 안정적인 경영성과도 이뤄내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말 임기가 만료된 금융지주계 캐피탈 수장들이 인사 쇄신 바람에 교체된 가운데, 건전성 부문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빈대인 2기 체제에서도 세대 교체 인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해외 사업 부진 속 캐피탈사 최초 카자흐스탄 은행 전환
김성주 대표 가장 큰 성과는 글로벌 사업이다. 김성주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우즈베키스탄 해외 법인을 설립, 카자흐스탄 법인 은행 전환 성과를 거뒀다. BNK캐피탈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총 7개 아시아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중 2개의 해외법인은 김 대표 임기 내 개소했다.
중앙아시아 첫 번째 진출 회사인 카자흐스탄 현지 법인 MFO BNK Finance Kazakhstan LLP는 설립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 6월에는 현지에서 은행업 예비인가 획득에 성공했다. 이 예비인가 취득은 해외의 소액금융시장에 진출한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전환 예비인가를 받은 최초의 사례다.
김성주 대표는 BNK캐피탈 은행업 전환을 위해 카자흐스탄 해외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김성주 대표,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0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신라인그룹 본사에서 신라인그룹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개발, 인력 및 정보교류 등을 상호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가 직접투자, 신용공여 등으로 해외 사업에 힘쓴 덕분이라는 평가다.
BNK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조금씩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오토금융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고차 시장에도 진출하는 모습이다.
BNK캐피탈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043억원으로, 전년 동기(1027억원) 대비 1.55%가량 소폭 상승했다. 2022년 말 1811억4100만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23년 1186억5900만원으로 순익 감소를 겪었다.
그러나 올 3분기 순익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 말 연간 순이익 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성주 대표는 취임 이후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동산PF 외 다른 수익원을 찾아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BNK캐피탈은 코로나 시기에 캐피탈 업권이 호황일 때 부동산PF 등으로 고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2022년 초 디지털 전환과 투자부문 확대를 꾀했으나, 같은 해 말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부동산PF 시장이 어려워지자 자체 구축 CSS 심사모형 고도화 등 디지털 강화에 집중했다.
2023년 김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리테일 중심 포트폴리오 재조정, 건전성 관리 등에 집중했다. 빠른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건전성이나 유동성 악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2023년 BNK캐피탈은 NPL비율 1.36%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성공했다.
경영전략이 리스크관리에 집중된 탓에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김성주 대표는자동차금융을 공략했다. 오토금융은 건당 대출금액이 적기 때문에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기업금융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다.
이에 3분기 말 기준 ROA는 지난해 3분기 말 1.31%에서 0.07%p 개선된 1.38%로 나타났다. ROE는 같은 기간 9.22%에서 9.47%로 0.25%p 상승했다.
김성주 대표의 임기 내 또 다른 과제인 미래 먹거리 발굴은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가 낙점한 새 먹거리는 글로벌 시장과 중고차 금융이다.
또한, 중고차 금융은 자동차 금융 중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어 김 대표가 새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중고차 관련 신규 수익 모델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플랫폼을 연계한 '투 트랙' 전략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진 캐피탈사 CEO 줄줄이 교체…2기 맞는 빈대인 선택은
김성주 대표의 주요 과제는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건전성 지표는 개인신용대출과 PF대출을 중심으로 올 3분기 소폭 악화됐다. 연체율은 3.19%로 전년동기(1.80%)대비 1.39%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3분기(1.50%)보다 2.19%p 상승한 3.69%로 나타났다.
시장 악화에 따른 부진이지만 캐피탈사 CEO 대부분이 교체가 이뤄졌다. 장기 CEO가 8년을 이끌었던 OK캐피탈은 이번에 김인환 대표가 물러나고 이현재 OK저축은행 전무가 CEO에 오르게 됐다. 금융지주계 캐피탈사 신한캐피탈, 하나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NH농협캐피탈 모두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하나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은 '2+1' 관행을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BNK캐피탈은 설립한지 14년이 됐지만 부실 사고, CEO 사법 리스크 등으로 김성주 대표이사를 제외한 역대 대표이사가 3명 뿐이다. 초대 대표인 이상춘 대표는 외부 롯데캐피탈 출신으로 설립년도인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을 지냈으나 KT ENS 사기대출에 연루된 뒤 물러났다. 후임으로 김일수 BNK금융지주 부사장이 선임됐으나 BNK금융지주 주가조작에 연루돼 1년 만에 물러났다. 전임 이두호 대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임기를 지낸 뒤 빈대인 체제에서 물러났다.
타 캐피탈사들은 순익이 전년대비 하락했으나 BNK캐피탈 순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BNK캐피탈 순익은 10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5% 증가했다.
BNK캐피탈의 역대 대표 임기가 6년 정도인 점은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내부적으로는 김성주 대표 취임 이후 부실 부동산PF 정리가 대부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성과에 따라 재임기간이 오래된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 이상춘 전 대표는 KT ENS 사기대출을 외에는 성과를 인정 받아 5년 이상 재임했다. 이두호 전 대표 재임 당시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 BNK금융지주 비은행에 기여했다.
빈 회장의 임기가 오는 2026년 3월에 만료될 예정이라, 안정을 추구하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변화와 교체를 통한 그룹 성장을 꾀한다면,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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