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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엄마 따라 갈래요”… 뉴진스 이어 매니저까지 ‘脫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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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의 주요 레이블(계열사) 중 한 곳인 어도어가 뉴진스 매니저를 업무상 배임으로 조만간 고소할 예정이다.

최근 뉴진스가 소속사인 어도어를 배제하고 직접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광고모델 계약을 추진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됐는데, 매니저가 그 다리 역할을 했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어도어 측은 매니저가 직원(현 대기발령 상태) 신분 임에도 직접 글로벌 브랜드에 뉴진스의 양자 계약 의향을 전달하고, 이를 회사에 보고하지도 않은 것이 해사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 사실을 중간에 알아차려 저지하긴 했지만, 고소 방침은 확정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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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전 대표 민희진에 이어 뉴진스도 회사 측에 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갈등의 중심에 섰다. /뉴스1, 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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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어도어 전 대표 민희진과의 갈등이 어도어-뉴진스, 어도어-뉴진스 매니저 등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진스 엄마’라 불리는 민희진이 하이브와의 경영권 갈등을 계기로 어도어 대표에 이어 사내이사 직에서도 물러나자 최근 뉴진스도 어도어에 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그와 한배를 타는 모양새로 가고 있다.

뉴진스의 계약 기간은 2029년 7월 31일까지다. 어도어는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뉴진스는 지난 14일 ‘진즈포프리(jeanzforfree)’라는 자체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개설해 독자적으로 소통 채널을 마련했다. 민희진이 디렉터로 참여한 화보 사진이 이 채널에 올라갔다. 어도어를 패싱한 채 글로벌 시계 브랜드 O사와 광고모델 계약을 추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보링크로 넘어가려던 ‘민희진 기획사’ 무산, 뉴진스 가족회사 설립설

뉴진스는 독립 행보를 이어가기 위해 여러 연예 활동을 지원해 줄 법인 설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뉴진스 멤버의 가족을 매개로 민 전 대표가 코스닥 상장사인 정보통신 장비 업체 다보링크와 접촉했던 것도 이런 이유다.

업계와 그간 연예매체 보도를 종합해 보면, 뉴진스 멤버 혜인의 큰아버지인 이 모씨는 “민희진에게 50억원을 투자해 달라”며 다보링크 측에 접근, 지난 9월 실질적 소유주인 A 회장과 민 전 대표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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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링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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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다보링크는 올 초 엔터테인먼트 관련 내용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겠다고 밝히고, K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역할을 할 빌보드코리아 창간을 선언하기도 했었다. 이에 A 회장은 민 전 대표와의 만남을 계기로 회사를 완전히 그에게 넘길 작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보링크를 ‘민희진의 엔터사’로 키우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0월 2일, 주주총회 소집 결의 정정 공시를 통해 혜인 큰 아버지 이씨와 뉴진스 일본 활동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박 모씨 등 2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히면서 공식화됐다.

이에 대해 민희진 측은 “‘누군가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 ‘누군가와 계약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며 어떤 곳도 접촉하거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혀 다보링크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뿔난 협회 “전속계약 근간 뒤흔드는 탬퍼링… 써클차트 집계서 제외 검토”

가요계에서는 뉴진스가 가족기업을 설립해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문화부 표준 전속계약 제2조와 6조, 14조에 따르면 연예인의 연예 활동은 모두 기획사(소속사)를 통해 이뤄져야 해서다.

어도어와 전속계약의 효력을 다투어야 한다는 점, 향후 계약 해지로 인한 위약금 소송 리스크, 인기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를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인 만큼 가족 회사가 대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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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멤버 하니는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선 E-6 비자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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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베트남 이중 국적자인 멤버 하니의 비자 문제도 복병이다. 해외 국적자가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등록된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해당 대표의 신원보증서 등의 서류를 구비해 ‘E-6(예술 흥행)비자’를 받아야 한다. 하니는 어도어를 통해 얻은 E-6 비자로 활동 중이다.

다만 현행 전속계약상 멤버들의 개인적인 연예 활동이나 제3자를 통한 연예 활동 모두 계약 위반에 해당하며, 제3자에는 외부 기획사는 물론 멤버들이나 부모들이 설립한 가족회사도 포함된다.

대중음악계는 이번 사안을 전속계약의 가치를 뒤흔드는 ‘탬퍼링(tampering)’ 이슈로 보고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탬퍼링이란 특정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가수가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다른 소속사와 접촉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탬퍼링 의혹에 대한 정확한 입장과 사실관계를 밝히기 바란다”며 “뉴진스는 전속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담보하고 기획사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협의하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경우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협회가 운영하는 국가 공인 음악 차트 써클차트에서 탬퍼링 의혹이 제기된 기획사 및 관련 아티스트의 앨범, 음원 판매량을 집계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써클차트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음악방송 프로그램, 국내 주요 음악 시상식에서도 해당 앨범, 음원 판매량을 제외하고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선언만으로 전속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주장은 연습생 시절부터 투자를 진행하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산업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지적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투자 계약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약속”이라면서 “계약의 해석과 이행이 일방적으로 무력화된다면, 이는 투자 결정의 본질을 훼손하고 투자 생태계 전반에 걸쳐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뉴진스가 무책임한 주장을 철회하고 정상적인 활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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