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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다행" 트럼프 오기 전 보조금 매듭지었다…삼성·SK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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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 지원 확정/그래픽=최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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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확정 여부는 연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면한 최대 불확실성이었다. 다음달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 입장이기 때문이다. 연내 보조금 지원이 확정되지 않으면 자칫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원점 재검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마이크론에 대한 61억 6500만 달러(약 8조 8000억 원) 보조금 지급을 확정짓자 반도체 업계 안팎에선 연내 확정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마이크론이 상무부와 보조금 관련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한 시점은 삼성전자보다 뒤였는데 최종 계약에선 오히려 마이크론이 앞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내 탄핵 정국 여파 탓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미국이 한국의 새 정부와 새로운 테이블에서 보조금 관련 문제를 다루려 할 수 있단 해석이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오며 불확실성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확대됐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비벡 라마스와미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신속 집행 기조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 수위를 올리며 이 같은 우려가 더욱 커졌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9일과 20일(현지시간) 연이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반도체 지원 규모를 확정하자 업계에서 "연말 최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반응이 나온 배경이다. 두 회사 모두 보조금 불확실성 탓에 내년 사업계획을 정교하게 짜기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내년도 경영 계획을 보다 수월하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이번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미국 공장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 무렵부터 속도 조절에 들어갔던 현지 투자에 다시 속도를 올릴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최종 보조금이 당초 미국과 예비거래각서 체결 시 보다 약 26% 줄어든 이유 역시 따지고 보면 그동안 보조금 지급 확정이 지연된 데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예비거래각서 체결 뒤 미국 투자 규모를 기존 440억달러에서 370억달러로 줄였고, 최종 보조금 규모도 이와 일부 연동돼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최종 규모가 신속히 확정되지 않는데 따른 불확실성 역시 삼성전자가 현지 투자 규모를 줄인 배경일 것"이라며 "결국 보조금 규모도 줄었지만, 보조금 불확실성은 걷혀 앞으로 보다 세밀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에 직면한 배터리 소재업계도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중국산 흑연 반덤핑 관세 부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흑연이 등장한 것은 전세계 흑연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90%대다. 공급망을 틀어쥔 중국 가격공세에 국내 유일 흑연 음극재 생산 기업인 포스코퓨처엠 역시 실적 둔화를 겪었다.

미국이 중국산 흑연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한국을 우방국에 대한 관세 제외 범위에 포함시키는게 업계엔 최고의 시나리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지켜봐야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산 음극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면 국내 소재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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