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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줄고 줄어도 '3조'…아모레, 중국에 다시 힘 싣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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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굳건한 K뷰티 수출 1위 국가
"최대 화장품 시장…놓칠 순 없어"
인지도 높은 브랜드 중심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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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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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중국' 기조를 보여온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 다시 힘을 싣는다. 중국이 한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최대 화장품 시장 중 하나로 성장 잠재력이 높아 여전히 중요한 거점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아모레퍼시픽이 이곳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아, 옛날이여"

과거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이어온 아모레퍼시픽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중국 내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중국 정부가 내린 한류 금지령 여파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었고, 코로나 시기엔 자국 내 주요 도시 봉쇄 조치를 강화한 탓에 백화점과 원브랜드숍 등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아모레퍼시픽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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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채널에 높은 의존도를 보여왔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그간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경우 소비자들이 현지에서 사기 위해선 2배가량 더 비싼 돈을 줘야만 했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은 보따리상(따이궁)에게 구매 대행 수수료를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중국의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하면서 따이궁의 발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중국에선 애국 소비 현상 심화와 기술력의 발달로 'C뷰티'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국내 화장품을 모방한 제품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경쟁력은 더욱 줄어들었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은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카드로 해외 시장 다변화를 꺼내 들었다. 태국에는 헤라를, 에스트라는 일본과 베트남 등에 연이어 진출시켰고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들은 서구권 이커머스에 입점시켰다. 주력으로 삼고 있던 설화수는 한자 로고를 영문으로 바꾸며 중국 소비자에 국한돼 있던 타깃층을 전 세계로 넓히기 위한 리브랜딩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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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노력은 올해 들어 조금씩 결실을 맺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올 1~3분기 해외 매출은 1조349억원에서 1조1496억원으로 11.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중화권 매출은 3535억원으로 전년 동기(5246억원)보다 32.6% 감소했다. 중국에 좌지우지됐던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실적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비중국 지역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를 계기로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리밸런싱(재조정)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었다.중국 없인 못 살아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의존도를 줄인 중국에서 설화수를 앞세워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K뷰티의 점유율은 낮아지는 추세지만, 화장품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설화수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이미 명품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가성비를 중심으로 한 중소 인디 브랜드와 달리 K뷰티의 영향력이 줄어도 매출 자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 회장 역시 지난해 그룹 창립 78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시장의 재도약 의지를 드러냈고, 지난 5월에는 중국법인장을 교체하며 사업 재점검에 나섰다. 세계 2위 화장품 시장이라는 타이틀에 한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까지 존재해 언제까지 손을 놓고만 있을 순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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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내외 변수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하나둘 발을 빼고 있음에도 중국이 K뷰티 수출국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가별 화장품 수출 비중은 중국이 27%로 가장 컸다. K뷰티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미국(19%)과 비교하면 8%포인트 높았다. 수출액 규모로 보면 중국은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 미국은 14억달러(약 2조원)였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옛 영광을 되찾고자 설화수를 필두로 중국 시장 공략에 재시동을 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화수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설화수를 내세운 활발한 마케팅, 중저가 브랜드의 수익성 개선 작업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인베스터 데이'에서 언급했던 거래 구조 개선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글로벌 유통사와 협업 시 건전한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고객 판매 데이터에 기반한 적정 재고 물량을 판매하는 게 주요 골자다.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를 통해 높은 고정비 부담도 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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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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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전략이 향후 기업가치 제고에 얼마큼 힘을 보탤 수 있을지는 관심사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별로 명확한 타깃 국가와 고객을 선정하고 핵심 상품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오는 2027년까지 연간 10%의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1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힘쓰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구조 전환의 효과가 나타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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