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시아 양이 꼭 의사가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김영휘 강릉아산병원 소아심장협진팀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약속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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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심장을 고치는 멋진 의사가 돼서 저처럼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의료 봉사를 다니고 싶어요."
선천성 심장병 치료를 위해 인도네시아 오지에서 날아온 펠리시아(Pelicia·9살) 양이 환한 얼굴로 조그마한 팔을 활짝 벌리며 강릉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말했다. 펠리시아 양은 강릉아산병원 소아심장협진팀의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지난 21일 퇴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과 강릉아산병원은 펠리시아 양의 치료비·항공료 등 모든 경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심장 명의인 김영휘 강릉아산병원 소아심장협진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환아가 몸은 작지만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큰 것 같다"며 "꼭 꿈을 이뤄 의료사각지대에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펠리시아 양은 '동맥관개존증'이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다. 태아에게는 자궁 내에서 순환을 유지하기 위한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를 연결해 주는 동맥관이라는 혈관이 있다. 본래 동맥관은 태어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막히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막히지 않고 열려 있어 대동맥 혈류 일부가 폐동맥으로 흐르는 질환이다.
펠리시아 양의 부모는 딸의 치료를 위해 인도네시아 전국을 누비며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조그마한 밭에서 채소를 길러 파는 가정환경은 경제적으로 열악해 치료비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전전긍긍하던 중 지난 11월 아산병원과 펠리시아 양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김영휘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과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었다.
펠리시아 양의 가족은 대한민국 의료봉사단이 무료로 진료를 봐 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꼬깃꼬깃한 돈을 양손에 쥔 채 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봉사단 임시 치료시설을 방문했다.
김 교수는 청진기를 사용해 펠리시아 양의 심장 소리를 듣고 심전도 검사와 심장초음파를 진행했다. 그는 "환아의 심장이 커져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가정형편상 현지에서 시술받기에는 지리적 경제적인 문제가 있어 한국으로 데려와 수술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12월 18일 펠리시아 양은 어머니와 함께 강릉아산병원에 도착했다. 담당 주치의인 김영휘 교수와 인사를 하고 강릉아산병원의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 아래 신속한 정밀검사가 이뤄졌다. 다행히 다른 질환은 없어 다음 날인 19일 오전 10시 혈관조영실에서 경피적 동맥관 폐쇄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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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휘 교수는 "어린 환아가 인생 처음 받는 시술이라 무섭고 떨렸을 텐데 씩씩하게 치료를 잘 받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후 순조롭게 건강을 회복한 펠리시아 양은 지난 21일 퇴원해 본국으로 돌아갔다. 병원 측은 퇴원을 기념하며 소소한 축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이날 펠리시아 양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열이 많이 나고 아파서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아프지 않는다니깐 너무 기분이 좋다"며 "산타를 대신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신 강릉아산병원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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