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여행 떠나기 전 영국의 비틀즈, 프라하의 카프카를 알아두면 생기는 일 [여책저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교육과 AI 전문가인 스티븐 코슬린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지난 해 한 강연에서 “AI가 발전할수록 AI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인문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이야 말로 인간이 창의성을 갖추는데 가장 토대가 되는 학문이기 때문인데요.

매일경제

사진 = 도서출판 지식공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때, 여행을 통해 인문학을 배우고 느끼자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최근 ‘카프카의 프라하’ ‘10일간의 영국 일주 인문학 여행’이란 책까지 출간했는데요. 여책저책은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0일간의 영국 일주 인문학 여행
임상우 | 도서출판 지식공감
매일경제

사진 = 도서출판 지식공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비틀즈, 해리 포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을 탄생시킨 곳이 ‘영국’이란 점이다. 세계적으로 문화의 한 축을 이룬 이들을 있게 한 영국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 임상우도 바로 그 점에서 시작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신사의 나라’로 일컫는 영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던 것. 공교롭게 현재 영국 현지 가이드로도 활약하는 자신의 직업도 도움을 줬다.

‘10일간의 영국 일주 인문학 여행’은 영국 연합을 이루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명소를 10일 동안 둘러보는 여정을 담았다. 저자는 영국 로컬 가이드로서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영국 여행을 즐기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했다. 어디를 가든 경치로만 끝나는 지역은 거의 없다. 서로 얽히고설킨 역사적 배경을 지닌 유럽은 특히나 그렇다. 때문에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역사를 지닌 땅에서 들으면 더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매일경제

사진 = 도서출판 지식공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영국 곳곳을 다니다 보면 역사와 예술, 위대한 문학이 살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산업혁명과 셰익스피어, ‘해피포터’ ‘반지의 제왕’ 등을 예로 들었다. 세계를 지배하고 산업혁명을 일으켜 현대산업을 일구었고, 셰익스피어에서 시작한 문학과 예술의 발달은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번영을 이끌었다는 것. 이런 화려한 문화예술의 나라라는 이면에는 노예무역으로 부를 축적하고 산업혁명을 일으켜 세계를 지배한 신사적이지 않은 역사도 있어 흥미롭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패키지여행을 함께 도는 느낌을 받는다. 한 국가를 둘러보는 일정을 순서대로 수록해 여행 기간을 알차게 채우는 기분이 든다. 명소에 담긴 역사는 화기애애하다가도 싸늘한 분위기로 위기에 처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사이좋게 사진을 찍어주는 관광객과 비슷하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 것마저 여행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Let It Be> 앨범과 관련된 필름은 약 50년 동안 거의 잊혀진 채로 애플사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8시간 분량의 영상은 <반지의 제왕>의 감독 피터 잭슨(Sir Peter Robert Jackson)에 의해 4년간의 편집 작업 끝에 2021년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총 3부작으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각각 2~3시간 분량이며, 전 세계는 50년 전 비틀즈의 숨겨진 이야기와 멤버들의 모습에 열광했습니다. 특히, 이제는 세상에 없는 조지 해리슨과 존 레논의 모습은 팬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주었습니다.
메시아는 지금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버금가는 웅장한 스케일과 구도로 환희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벅찬 곡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헨델은 메시아를 작곡하는데 단 24일 만에 완성합니다. 그 24일 동안 그는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먹는 것도 잊은 채 작곡에만 몰두해 어마어마한 대작을 완성합니다. 초연 이후 런던으로 건너가 공연할 당시 국왕 조지 2세는 메시아 2부의 그리스도의 수난과 속죄를 노래하는 부분 중 ‘할렐루야’가 울려 퍼지자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 이후 어느 나라에서든 메시아가 공연이 끝나면 모든 사람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카프카의 프라하
최유안 최다니엘 | 소전서가
매일경제

사진 = 소전서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변신’이란 소설로 잘 열려진 프란츠 카프카. 올해는 그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다. 국내는 물론 해외 문학계에서도 그를 기리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문학 출판사 ‘소전서가’는 소설가 최유안과 함께 ‘카프카의 프라하’를 출간했다. 직장을 다니며 소설을 썼던 카프카처럼, 대학에서 독일에 관해 연구하고 가르치며 소설과 소설 바깥의 글을 쓰는 저자 역시 카프카의 문학과 함께 하는 프라하 여행기를 쓰는데 제격이다.

매일경제

사진 = 소전서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책은 카프카가 평생 지낸 애증의 도시인 체코 프라하에서의 삶과 문학 세계를 다시 살폈다. 직업, 사랑, 가족, 우정, 문학, 다섯 개의 키워드로 구성한 산책길에서 저자는 카프카의 일상을 상상하고, 문학적 영감의 시작점을 짚었다. 도시 곳곳에 놓인 카프카의 얼굴, 어느 서점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카프카의 이름은 마치 프라하의 일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거의 평생을 보낸 이 도시를, 카프카는 벗어나고 싶어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애증으로 불리는 프라하와 카프카의 관계 속에서 카프카의 산책길을 다시 걸으며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각 산책길마다 수록한 지도는 카프카의 흔적을 쫓아 프라하로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매일경제

사진 = 소전서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책길 끝에 소개하는 카프카의 단편소설 다섯 편도 두 소설가가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이자, 여행에서 놓치면 안될 포인트다. ‘변호사’ ‘나무들’ 등의 초단편 소설은 그의 대표작에 비해 국내 독자에게 낯선 작품이다. 저자는 이를 직접 번역하고, 각 산책길의 키워드와 긴밀하게 연결지으며, 각 산책길을 마무리 짓는다. 또 오랜 시간 프라하를 보고 담아 온 사진가 최다니엘이 찍은 56장의 사진은 독자들이 프라하에 가지 않고도 풍경을 그려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산책길 지도를 따라, 사진 속 장소를 찾아 프라하를 걷다 보면 카프카의 시간이 묻은 장소가 곳곳이 펼쳐진다.

​프라하에 가면 카프카를 몰라도 카프카를 만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은 프라하에 카프카를 진하게 담은 만큼 프라하 여행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 새로운 여행법을 선사할 것이다.

카프카는 프라하 도심을 가리키며 자신의 삶이 그 작은 원 안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내가 본 카프카의 원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깊었다. 나는 카프카가 그려낸 그 원을 들여다보며, 그 작은 세계가 점점 깊은 색으로 변해 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곤 하면서 이 글을 써 나갔다.
카프카가 살았던 3층 건물은 늘 어두웠다. 나는 그곳을 바라보며 매일 새로운 카프카를 그려 냈다. 어떤 날에는 연민을, 어떤 날에는 동정을, 어떤 날에는 질투를 느꼈다. 그가 내 안에서 깊어질 때마다, 연민도 아니고 질투도 아니고 그 어느 것도 아닌 어떤 감정이 내 안으로 들어와 차츰 깊어져 갔다.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이렇게 깊이 내 안에 들어온 그의 모습을 내가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 걸 알았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주영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