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LLM보다 '돌고래' 콘셉트로 싸워야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
글로벌 AI경쟁이 '덩치 싸움'으로 비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은 차별화된 서비스 콘셉트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업계 의견이 적지 않다.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을 따라해 어설픈 토종 앱마켓을 만들기보다, 그 생태계 안에서 시장을 공략할 '킬러앱'을 만드는 데 성공한 기업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NAVER(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한국어 특화 LLM(대형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로 맞서고 있으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LLM 개발에는 AI모델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 수집, 컴퓨팅 자원, 고급 인력 확보 등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이 때문에 비용 여력이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요 AI 사업자로 올라섰다. 이에 국내 IT업계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카카오는 자체 LLM인 코GPT로 승부를 보기보단, 이를 일부 활용한 AI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로 했다.
오픈소스 LLM을 활용한 서비스로 시장을 두드리는 국내 기업도 적지 않다. SK텔레콤의 AI에이전트 '에이닷' 역시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 외에 챗GPT, 클로드 등 다양한 범용 LLM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퍼플렉시티나 메타의 리마를 활용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범용 LLM에 도전하지 않고 분야 특화 LLM만 구축하는 국내외 사례도 많다. 엔씨소프트는 한국어·게임에 특화된 중소형 언어모델 'VARCO(바르코)'를 개발해 본원사업인 게임과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NTT와 소프트뱅크 등 일본 기업들도 일본어 특화형 또는 금융 등 전문분야에 활용 가능한 '맞춤형 언어모델' 및 서비스를 개발해 즉시 현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활약도 눈에 띈다. 업스테이지는 OCR(광학문자인식) 분야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아마존·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올해 4월 시리즈B 때는 1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자본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생산성 도구, AI 검색, 캐릭터 서비스, 나만의 AI 제작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밖에 영상 분야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는 '트웰브랩스', 산업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운영하는 '마키나락스'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AI 기업'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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