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에서 연기하는 배우 전도연(왼쪽)과 박해수. 엘지아트센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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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매체에서 낯익은 스타급 배우들의 연극 무대 진출이 두드러진 2024년이었다. ‘햄릿’과 ‘맥베스’ 등 식지 않는 셰익스피어 연극 열풍도 올해 연극계 열쇳말에서 빼놓을 수 없다.
배우 전도연이 2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하며 ‘별들의 무대 귀환’을 알렸다. 지난 6월 엘지(LG)아트센터가 제작한 안톤 체호프 원작, 사이먼 스톤 연출 연극 ‘벚꽃동산’이었다. 배우 박해수와 함께 오른 무대였다. 간간이 무대에 섰던 황정민도 셰익스피어 연극 ‘맥베스’로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문소리는 ‘사운드 인사이드’에서 영문학부 교수를 열연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성웅과 문정희도 2인 연극 ‘랑데부’에 동반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인’의 배우 안은진은 7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와 국립극단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에서 천재 천문학자를 연기했다. 아역 배우 출신 유승호도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처음 연극 무대에 올랐다. 영화 ‘극한직업’의 이동휘, 드라마 ‘굿파트너’ 김준한도 내년 1월19일까지 엘지아트센터 연극 ‘타인의 삶'에 출연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 배우들의 무대 진출은 연극의 저변을 넓히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스타 마케팅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관객의 쏠림 현상 등 연극 생태계 전반에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에서 천문학자를 연기하는 배우 안은진. 국립극단 제공 |
올해는 유독 셰익스피어 작품이 줄을 이어 연극 무대를 점령했다. 공공 극장들이 이를 주도한 점도 눈에 띈다. 국립극단과 예술의전당은 약속이라도 한 듯 ‘햄릿’을 제작했고, 국립극장도 ‘맥베스’를 선보였다. 24년차 배우 조승우의 첫 연극 무대가 예술의전당 ‘햄릿’이었다. 샘컴퍼니와 신시컴퍼니 등 대형 민간 제작사들도 나란히 연극 ‘맥베스’와 ‘햄릿’을 무대에 올리며 셰익스피어 작품 제작에 앞장섰다.
그리고 연극계에 큰 영향을 끼친 거목들이 차례로 영면에 들었다. 지난 5월, 극단 산울림과 산울림소극장을 만든 ‘한국 연극계의 대부’ 임영웅 연출가가 작고했다.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에 처음 소개해 1500회 이상 공연하며 한국 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7월엔 김민기 전 학전 대표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1991년 문을 연 학전은 설경구, 조승우, 황정민 등을 키워낸 명배우 산실이었다. 평생 ‘뒷것’을 자처하며 후배 예술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거목의 빈자리가 휑뎅그렁하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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