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없던 일이 됐습니다.

경북 구미시가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건데 취소 이유로 이승환 씨가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사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라는 말도 못하냐"며 구미시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수 이승환이 공개한 서약서

가수 이승환 씨는 오늘(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는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예정되어 있던 콘서트 대관 취소와 관련해 입장문을 냈습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 씨 콘서트 취소 이유로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꼽았는데, 이에 대해 이 씨는 관객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와 물리적 거리를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는 점, 구미문화예술회관 측에 집회 신고가 돼 있는 장소를 알려주면 관객들이 이 곳을 피하게 고지하겠다고 알린 점, 현장 경호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회관에도 이를 통지했다는 점 등을 들면서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씨는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로 '서약서 날인 거부'를 꼽았습니다. 이 점은 구미시장도 언급했는데 김 시장은 지난 20일 이 씨 측에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으로 요청했지만 이 씨 측이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습니다.

이 씨는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한 건 부당한 요구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저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몇몇 극장의 대관계약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공연‘은 대관을 불허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 '여러분 요즘 좀 편안하시죠?' 오해가 되는 상황이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 씨는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안타깝고 비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씨는 경북 구미시의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으로 인해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