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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오락가락' 글로벌 해상운임에 해운업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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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사태·화주 조기 수입·트럼프 2기 출범 등에 운임 상승

"해운운임 상승,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아주경제

HMM 함부르크호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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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상운임의 급등락이 국내 해운업계에 심각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홍해 사태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운임 상승을 초래하며 해운산업 전반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사들은 신규 항로 개척 등 생존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초 2206에서 6월 3714로 급등한 후, 10월에는 2063까지 급락했다. 이후 11월에는 다시 2200~2300 수준으로 상승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SCFI의 손익분기점이 1000점인 점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시장 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임 변동성의 주요 원인으로는 국제 정세와 기후 변화가 있다. 홍해 사태로 일부 선박이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운송 시간이 10~14일 늘어났고, 이는 운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파나마운하의 가뭄으로 선박 통행량이 39% 감소하면서 물류 병목현상이 심화됐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운 물류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

이러한 운임 변동성의 확대로 해운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격한 운임 변동은 해운사들의 수익 예측을 어렵게 만들며, 급등 시 일부 해운사들이 이익을 볼 수 있지만, 급락하면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로 인해 해운사들은 안정적인 운임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또한, 운임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항로 개척이나 선박 구매 등 중요한 경영 결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유가 상승도 해운업계의 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1.84달러로 5% 상승했으며, 런던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75.40달러로 5% 상승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는 내년 초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은 해운업계의 운영비를 증가시켜 영업이익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요 실적 지표인 SCFI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사들은 전략적 대응에 나섰다. HMM은 신규 항로 개척을 통해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서양 항로에는 4600TEU급 선박 10척을 투입해 영국 사우샘프턴과 미국 롱비치를 연결하고,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독일 함부르크 등 주요 기항지를 추가했다. 또한, 인도-유럽 항로에는 6000TEU급 선박 11척을 배치해 인도-지중해와 인도-북미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전준우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올해처럼 12월까지 물동량이 몰리는 상황은 드물다"며 "이는 홍해 사태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수급 불균형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운임 급등은 선사들에게 단기적 호재일 수 있지만, 화주기업과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김정훈 기자 sjsj163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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