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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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 제43대 회장선거 후보자들은 2025년도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문제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해법에 있어서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정부의 책임과 사과가 우선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협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하며 보다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도 있었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지난 23일 오후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제43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합동설명회에는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기호 5번 최안나 후보가 참석했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광송 위원장도 배석했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후보 공통질문으로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대응 로드맵을 물었다.

김택우 후보는 의료계 대응에 앞서 현 의료대란에 대한 정부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 사태가 해결된 이후 5~10년이 지나서 의료대란의 책임 소재를 이야기할 때 전공의와 의대생, 의료계에 책임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절대 안 되기 때문에 정부의 사과를 받는 게 급선무"라며 "의료계는 정부의 책임과 사과를 받고 나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2025년도 정원을 지금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것은 수시와 정시가 진행되면 의료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교육이 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스탠스 때문이었다"라며 "의대 교수들은 내년에 당장 7,500명 교육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지금 대안을 내라고 하면 가능하겠나. 그래서 원점 재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대안도 제시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회원의 총의를 모아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강희경 후보는 의료계가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희경 후보는 "의료계가 받는 비난 중 하나는 반대만 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2025학년도 수시 합격증을 받은 이들이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그들의 합격증은 인정해야 한다. 수능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학교의 합격권에 든 학생들도 인정해야 한다"며 "그들도 이미 우리이다. 그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쟁하면서 학교를 떠나 있는 학생들의 권리도 당연히 존중하고 보상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의료체계를 통해 제대로 된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수호 후보는 2025학년도 의대 수업 가능 인원을 파악한 후 단계적으로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수호 후보는 "2024학번들과 2025학번들이 한 학년에 한꺼번에 공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확실하기 때문에, 현재 입대 중인 인원과 2025학번 중 입학 후 입대 예정인 인원 등 몇 명이 수업을 받을 것인지 파악을 해야 한다"며 "2025학년도에 다 수업에 동참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2026년도 모집을 중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 후보는 "2025학번이 동의해야 하겠지만, 1년 정도는 자기개발 목적의 우선권을 줘서 2026년도에 수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2025년도에 늘어날 정원 1,500여명은 2027년도부터 3년 또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원상 복구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의료계의 단일된 힘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의대교수들도 나섰으면 한다"며 "회장이 되면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회장들과 만나서 대학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3분 진료가 아닌 10~20분씩 국민들이 원하는 충분한 설명을 하는 진료를 하자고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전체 의사들의 통일된 행동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부분들을 정부가 받을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욱 후보는 그동안 의협의 소극적 대응이 의료사태의 장기화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동욱 후보는 "지금 사태가 장기화된 것은 의사협회가 너무나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1년 동안 고통을 겪어 왔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선배들은 고통 분담을 하지 않느냐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의료계에는 2025년 정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고, 절대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며 "형식적 대표자회의가 아닌 전공의, 의대생 등 모두가 참여하는 난상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 그 결론을 통첩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료계 차원의 투쟁을 해서라도 끝장을 내야 한다. 언제까지 원칙을 따지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라며 "내가 회장이 되면 지금까지 해오던 투쟁을 전국 차원에서 할 것이고, 국정 책임자를 만나 단판을 짓고 조속히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2025년 정원에 대한 의료계의 단일안을 만들고 그 단일안에 대해서 정부와 협상 후 안 되면 총파업이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안나 후보는 실질적 성과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안나 후보는 "가장 좋은 방안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의대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결과가 정시 발표 전에 나오는 것이지만 기대하기 상당히 어렵고, 정시 발표 이후 결론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방법으로는 내년 2월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이 남아있다"며 "(의대 증원에 따라)실제로 교육 가능한지 더 따져야 하고, 실제로 입학 자체가 아닌 입학생들의 교육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 치열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담판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며 "의료사태와 포고령에 대한 책임자 처벌 및 사과는 당연한 것이고, 이를 전제로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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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질문에 대한 답변이 끝난 후 각 후보의 과거 행적과 현 상황에 따른 개별 질문이 이어졌다.

김택우 후보에게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김택우 후보는 "박단 비대위원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전공의들이) 그이기 때문에 버텼고, (그를 중심으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뭉쳤다고 본다"며 "박 비대위원장이 전공의와 의대생이 주체라는 것을 계속 선언했기 때문에 기득권의 회유와 정부의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나는 언제나 박단 비대위원장과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전공의들과 함께 소통해 왔고, 그것이 박단 비대위원장이 나와 가지는 믿음과 신뢰라고 생각한다. 외롭고 힘든 길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희경 후보에게는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에서 24일 개최하는 국회토론회와 관련한 의협 비대위 측과의 불협화음에 대해서 물었다. 강희경 후보가 이 토론회의 좌장을 맡자 의협 비대위는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로서 중립성 위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강희경 후보는 "처음에는 내가 좌장을 맡았던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수긍이 됐기 때문에 좌장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발제도 내 선거캠프 인사가 하는 것이 마땅치 않으면 제대로 된 의사 수 추계를 연구하는 이를 추천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며 "결국 비대위와 관계없이 하라고 해서 감사한 생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고,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내 행동에 대해 다른 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까지 내가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주수호 후보에게는 과거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 후 낙선한 것과 관련해 당시와 현재의 본인의 평가를 질의했다.

주수호 후보는 "나를 지지하는 회원들이 어떤 회원들인가를 볼 필요가 있다. 특정 직역이나 지역, 특정 진료과나 나이대의 회원들이 나를 지지하는 게 아니다"라며 "모든 직역과 지역, 모든 과와 모든 연령층에서 나를 폭넓게 지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십몇 년 전에 의협회장을 했던 사람이 다시 회장 선거에 나왔는데 많은 회원들로부터 지지받고 있다"며 "여러 번 낙선한 것은 분명히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나왔는데 왜 이토록 많은 회원들이 나를 지지하는 것인가를 봐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 주수호, 의협회장 주수호, 의협회장 후보 주수호로서의 콘텐츠에 많은 회원들이 공감하고 있고 진정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수호의 콘텐츠가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진정성을 이해하는 회원들이 많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동욱 후보에게는 지난 1년간 진행한 대통령실 앞 집회와 관련해, 의협과 함께 하지 않고 경기도의사회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회장 당선 후 의료계를 단일대오로 뭉치게 할 수 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동욱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투쟁을 하면서 16개 광역시도에도 도움을 요청했고, 의협 박형욱 비대위원장에게도 경기도의사회의 투쟁 현장과 장비를 이용토록 말 현장 다 이용토록 말씀드렸다. 경기도의사회가 진행하고 있는 시청 앞 집회도 비대위 주도로 해도 좋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는 "지금도 시청 앞과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그런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엄청난 불합리를 계속 알려왔다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같이 좀 하고 싶다. 경기도의사회가 독선적으로 해서 다른 사람들이 참여를 안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의협도 1~2주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1년 간 집회와 투쟁을 지속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나름대로 의료계 투쟁의 선봉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최안나 후보에게는 임현택 회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대해 집행부 임원으로서의 평가를 물었다.

최안나 후보는 "임현택 회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지난 회장 선거에서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했을 뿐"이라며 "하지만 누가 회장이 됐어도 의협을 위해서 병원을 사직하고 상근이사로 들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임현택 회장의 페이스북이나 여러 대국민 메시지를 대변인으로서 국민에게 전달이 잘 되게 하려고 나름 애썼지만 충분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며 "이런 점에 있어서 임현택 회장이 탄핵 당하는 과정에 내 책임도 크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현태 회장의 집행부와 선긋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회장이 되면 '최안나의 집행부'가 시작된다는 것"이라며 "'최안나의 집행부'는 임현택 회장의 집행부와 다르겠지만, 임현택 회장 집행부에서의 내 노력과 방향성은 맞다고 생각하는 만큼, 회원들의 선택을 한 번 더 받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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