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은재 인턴 기자 = 음란물에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야동'을 즐긴 남편에게 이혼 귀책 사유가 있을지 궁금하다는 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는 '딥페이크로 직접 합성한 야동 즐긴 남편, 죄가 될까요? 이혼 사유도 될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결혼 10년 차에 접어들었다는 A씨는 "남편과 아주 평범하게 잘 지냈다. 부부간 성관계가 조금씩 주는 것 같았지만, 다들 줄어든다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주말 약속을 다녀왔다가 일찍 귀가하게 됐는데, 방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남편이 음란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고.

A씨는 "남자들이 야동 보는 건 흔한 일이라고 해서 그냥 모르는 척 넘겼다"면서 "도대체 뭘 그렇게 열심히 보나 싶어서 남편이 없을 때 컴퓨터를 뒤졌다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A씨가 발견한 것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음란 동영상들이었다. 영상에는 남편이 평소 예쁘다고 한 연예인의 얼굴이 합성돼 있었다.

A씨는 퇴근한 남편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는데, 남편은 "남자들이 야동 보는 거나 이거 보는 거나 다 똑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남편은 "다만 이왕 보는 거 좀 더 재미있게 보고 싶어서 연예인 얼굴을 넣은 것"이라며 "앱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거라서 범죄도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또 남편은 "만들기만 했고 어디 올리거나 뿌리지 않았는데 무슨 죄가 되냐"며 "당신이 같은 여자로서 좀 찜찜하다고 하면 안 보겠다. 근데 이거 가지고 노발대발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이 음란 동영상을 보는 건 이해한다. 근데 다른 사람 얼굴을 합성해서 스스로 영상을 만드는 노력까지 하고, 이게 죄가 안 된다고 당당한데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기만 하고 어딘가에 올리지 않았으면 죄가 없는 것인지, 이러한 행동을 이혼 유책 사유로 볼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양 변호사는 "남편은 연예인의 의사에 반해 수치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영상을 만들었지만, 어딘가에 올리거나 유포할 목적 없이 혼자 소장하려고 한 거다. 유포할 목적이 없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처벌 안 될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관련 법안을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는 건데 지금 시점에서는 처벌되지 않지만, 향후 문제 될 가능성이 높다"며 "친구한테 넘기는 순간부터 명백하게 범죄니까 접근조차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배우자가 야동을 한 번 본 것만으로 유책 사유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배우자가 성적 욕망을 위해 도덕적 관념에 현저히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은 부부간 신뢰가 깨지기에 충분한 사유다. 아내가 이걸 이유로 이혼 청구를 한다면 귀책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j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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