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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트럼프로 시작해 머스크로 끝났다 [2024년 10대 국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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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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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두 지역에서 출구없는 전쟁이 장기화된 가운데 어느 때보다 정치 지형 변화가 컸다. 세계의 경찰 미국 대선을 대미로 74개국이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른 '슈퍼 선거의 해'였다. 유럽을 중심으로 극우세력이 득세하는가 하면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힘의 외교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글로벌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①트럼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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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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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을 꺾고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를 내걸고 블루월(민주당 텃밭주)을 싹쓸이했다. 선거 기간 두 번에 걸친 암살 위기는 오히려 트럼프에게 훈장이 됐다. 민주당의 패배를 막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중도 하차하고 젊은 해리스에게 바통을 넘겼지만, 초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무색하게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났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정상들과 기업인들이 일찌감치 그의 사저 마러라고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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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1일 (현지시간) 전례 없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바통을 넘겼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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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출구 없는 두 개의 전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초기 이 전쟁이 3년을 꽉 채우게 되리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북한과 중국, 이란의 직간접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가 군사지원 중단을 무기로 팔을 비틀면 영토 일부를 포기하고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판이다. 늘어지는 소모전에 북한군 파병까지 겹쳐 우크라이나는 힘에 부치는 방어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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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린이날인 11월 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군사학교에서 어린이 생도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희생된 659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기리기 위해 손전등을 켜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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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도 14개월을 넘었다. 휴전협상이 90% 가까이 진행됐다는 보도에도 휴전 타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반군의 공격으로 몰락해 이란의 대리세력이 약화하면서 중동의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시리아의 봄'이 평화의 촉매가 될지, 또 다른 화약고가 될지는 미지수다.


③'친미'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깊어지는 양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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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이 5월 20일(현지시각) 타이베이에서 총통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라이칭더 신임 총통은 취임사를 통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 전임 정권의 8년 집권 기조를 견지하며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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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해' 포문을 연 글로벌 정치인은 대만 라이칭더 총통(민진당)이다. 새해 벽두인 1월 13일 진행된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는 40%가 넘는 득표율로 친중 제 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를 이겼다. 민진당은 12년 연속 집권하는 역사를 썼고, 양안(중국과 대만) 긴장은 한층 고조됐다. 중국은 라이칭더 취임식과 대만 국경절인 쌍십절을 겨냥해 대만 포위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대만은 양안갈등 속에서도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를 주축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져 올해 아시아 증시 중 가장 좋은 성적(23일 기준 29% 상승)을 거뒀다.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도 대만계 미국인이다.


④극우 약진에 흔들리는 리더십, 혼돈의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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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022년 6월2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중도 우파 모뎀(민주주의 운동)당 지도자 프랑수아 바이루를 만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3일 바이루를 프랑스의 새 총리로 지명했다. 프랑스는 의회의 내각 불신임으로 올해에만 네 명의 총리를 맞았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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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3년째를 맞아 단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할 유럽은 올해 집권당의 선거 패배로 주요 국가들의 내치가 흔들리면서 혼돈을 겪었다. 프랑스는 올해 총리가 세 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도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7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 2월 조기총선을 앞둔 독일 역시 의회 불신임을 받은 올라프 숄츠 총리의 SPD(사회민주당)가 극우정당인 AfD(독일을 위한 대안)에게조차 뒤처진 상태다. 숄츠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영국은 진보 성향 키어 스타머 총리(노동당)가 정권을 가져왔으나 취임 5개월 만에 지난 40년간 역대 총리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⑤AI 상용화 시대… 글로벌 증시 삼킨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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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10세(오른쪽) 덴마크 국왕이 10월 23일(현지시각) 덴마크 카스트럽의 빌헬름 로리첸 터미널에서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나디아 칼스텐 덴마크 인공지능(AI) 혁신 센터장과 함께 슈퍼컴퓨터 '게피온'을 가동하고 있다. 게피온은 1528개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갖춘 슈퍼컴퓨터로 덴마크 제약, 생명공학, 녹색 전환, 양자 컴퓨팅 분야 연구자들을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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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말 챗GPT 열풍으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인공지능(AI)은 올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기술 투자가 가열됐다. 기업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한 업무가 보편화되고 상용화 시대가 열린 것. 지난 6월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한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데는 AI를 중심으로 재편된 반도체 업계의 지형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 10월 노벨상 수상자(물리·화학) 명단에는 AI를 연구한 3인의 과학자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⑥다시 금리 인하의 시대로…글로벌 경제 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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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월 7일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단기적으로는 대선 결과가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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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과 함께 글로벌 통화정책 피벗(전환)이 본격화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에 각국 중앙은행들도 보조를 맞추며 경제 운용 방향을 틀었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경제 성장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내년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 2기의 경제 정책이다. 트럼프의 관세 장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겨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⑦트럼프가 씌워준 왕관, 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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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한때 9만2000달러(약 1억3364만원) 대로 떨어지며 약세를 보인 가운데 24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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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탄생 15년 만에 개당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넘었다.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주효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한 달 만인 12월 5일 장중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은 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을 승인해준 것도 한 몫 했다. 올해 미국 내 ETF에 순유입된 자금만 340억달러로, 이 중 110억달러는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 이후 유입됐다.


⑧민간인 우주 유영 최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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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업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맨이 이끄는 스페이스X의 폴라리스 돈 탑승 우주인들이 9월 12일 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을 위해 폴라리스 돈의 해치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이 이날 시작됐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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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이 이끈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 '폴라리스 던' 팀이 9월 10일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타고 우주 비행에 나서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닷새간의 비행을 마친 이들은 지구로 무사히 귀환해 민간 주도의 우주 비행 시대를 열었다. 각국의 우주탐사 경쟁도 뜨거워졌다. 중국의 '창어 6호'는 6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샘플을 채취했다.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스타십'은 추진체를 회수하는 데 성공해 로켓 재활용이 가능해졌다.


⑨역사상 가장 뜨거워진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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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을 받쳐든 관광객들이 지난 6월12일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앞을 걷고 있다. 올해 지구는 사상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5도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게 틀림없다고 유럽 기후기구 코페르니쿠스가 11월 7일 밝혔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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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의 목표치를 벗어난 첫해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 195개국은 당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를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를 넘지 않게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달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62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평균 기온은 1.6도 상승해 종전 최고치(2023년, 1.48도)를 넘어설 전망이다. 기후 위기론을 '사기'라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기후 변화에도 큰 변수가 됐다.


⑩부와 권력을 함께 쥔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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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월 19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의 보카치카 해변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을 앞두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설명을 듣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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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올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선택은 투자 측면에서 옳았다.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4000억달러 부자가 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25일 기준 머스크의 자산은 약 4740억달러(약 691조원)다. 올해 자산을 2배가량 늘렸으며, 미국 대선 이후로 불어난 것만 2000억달러(약 291조원)에 달한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후원한 금액 2억7700만달러 대비 720배를 벌어들인 셈이다. 트럼프의 2기의 정부효율화 수장으로 임명된 머스크는 내각 인사에는 물론이고 캐나다와 영국 총리를 공개적으로 깔아뭉개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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