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8 (토)

"안가고 안오고" 내년 여행업 '울적'…추석연휴가 그나마 '희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문가 전망①]고환율에 전반적 위축 불가피

여행 양극화·개인화 심화되는 시기

뉴스1

23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이동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관광업계에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최근 지역 내 4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모든 관광 업종에서 예약 취소와 관련된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까지의 예약 현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5% 감소했으며, 업종별로는 호텔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그 뒤를 여행사, 요트·기타 시설, 관광시설 등이 이었다. 2024.12.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4년은 팬데믹 이후 국내외 여행 시장이 본격적으로 정상화되는 시점으로 예상했지만, 여러 외부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삼중고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이어지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위축했다. 방한 수요 역시 전자여행허가(K-ETA) 심사 강화에 따른 태국·말레이시아 수요 감소와 비상계엄 사태로 타격을 입었다.

25일 <뉴스1>은 여행·관광 전문가 7인에게 2025년 을사년 새해 시장과 트렌드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뉴스1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낮아질 줄 모르는 물가와 환율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에 대한 전망은 다소 보수적이다. 다만, 내년 추석 연휴에 대한 거는 기대는 크다. 그야말로 역대급 '황금연휴'이기 때문이다.

방한 시장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 방영 등 여전히 K-컬처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미식'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환율은 여전히 악재…역대급 추석연휴는 호재

내년 여행시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중고로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보수적인 전망이 나왔다.

당초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요를 완전히 회복하고 내년엔 그간 억눌렸던 수요까지 더해져 여행업계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낮아지지 않는 금리와 이로 인한 고물가, 여전히 높은 환율로 인해 업계 기대만큼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역시 '급격한 성장'보다는 코로나19 이전 수요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안정적 성장'을 꾀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전반적인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되고 비교적 비용 부담이 적은 단거리 위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그 근거다.

김진국 노랑풍선(104620)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의 기저 효과가 예상보다 짧게 올해 1분기로 그쳤다"고 짚었다.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상승이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초 여행업계는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급등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2분기에 터진 티메프 사태에 연말 대혼돈을 초래한 계엄사태까지 겹치며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급상승은 보기 어려웠다.

또 팬데믹과 그 이후에도 지속되었던 경기 침체가 올해 후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삼중고가 더해지면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내년 역시 환율 상승으로 전반적인 여행 경비가 상승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무비자 입국을 시작한 중국 시장에 여전히 잠재 여행객이 많고 10월 초 연휴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 수요는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뉴스1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도 고환율 영향으로 중장거리 여행보다는 단거리 위주 여행이 내년에 주를 이룰 것이라고 봤다.

그는 "여전히 고환율과 경기 상황의 영향을 받아 동남아시아와 일본 같은 근거리 여행지가 주를 이룰 것"이라며 "전체 여행객 수는 이미 상당 수준까지 회복된 만큼 앞으로는 급격한 증가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희망섞인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이문정 에어프랑스-KLM 한국지사장은 "환율 등 악재가 있지만, 2025년엔 역대급 추석 연휴가 있어서 이미 유럽 여행을 계획하신 분들 많다"며 "올 한 해 힘든 일이 많았고 내년에도 여러 변화로 인한 걱정이 많으니 이럴 때야말로 '여행을 통한 치유'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뉴스1

19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 르웨스트에서 열린 미식 축제 ‘컬리푸드페스타 2024’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한 시장 100% 회복 기대…한국 미식여행 뜬다

다소 암울한 해외여행 전망과 달리 내년 방한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K-팝', 'K-드라마' 등의 K-컬처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방한 관광객 수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선희 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장은 "인바운드 시장 규모는 2024년 1~10월 기준 1374만 명을 유치해 2023년 동기 대비 54.7% 증가했다"며 "2025년에는 올해 대비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 지속으로 방한관광 관심도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방한시장 다변화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다만, 낮은 경제 성장률 및 분쟁 상황, 주변 경쟁국 대비 높은 입국장벽으로 인한 방한수요 이탈도 예상해 시장별 여행 트렌드, 소구 테마·콘텐츠 등을 활용해 외래객 유치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컬처 가운데 중요 요소로 K-푸드, 즉 '미식'이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023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여행지 활동 중 음식 관광은 3위(60.2%)를 차지했으며 '2024 외래관광객 조사'에서도 외국인의 방한 고려 요인 1위(59.9%)와 만족한 활동 1위(60.9%)가 모두 식도락 관광이 차지했다.

정란수 프로젝트수 대표 겸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증대한 가운데 최근 넷플릭스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 등이 비영어권에서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며 "이에 정부나 한국관광공사, 각 지자체에서 미식여행 관련 상품 개발 및 운영을 통해 미식관광에 대한 대응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스1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2024.8.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 양극화·개인화 심화될 것

지속적인 경제 침체와 소득 양극화의 영향을 반영하며 여행 소비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MZ세대의 특성이 결합된 새로운 여행 소비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장수청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 겸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짠테크 문화가 확산하는 데 비용을 절감하면서 최대 만족을 추구하는 절약형 여행 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외 여행객들은 저렴한 항공권, 숙박 할인 혜택, 무료 관광지 탐방 등을 적극 활용하며 여행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는 일상적인 소비에서는 가성비를 중시하지만, 특별한 경험과 희소성이 있는 서비스에는 과감히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급 리조트, 전용 투어 프로그램, 한정판 경험 등은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 역시 "최근 색다른 여행지와 액티비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여행자들은 기존의 인기 명소를 넘어 다양한 지역 상품과 어트랙션을 예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쇼트폼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인공지능(AI) 정보가 넘쳐나면서 여행의 개인화가 심화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역시 '취향의 다양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는 아웃바운드 여행 산업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seulb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