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뷰티 M&A 사례/그래픽=이지혜 |
국내 중소·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 2018년 국내 색조 브랜드를 인수해 아시아 시장을 확대한 경험이 있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6년만에 두번째 국내 브랜드 인수에 나서며 K뷰티 인기를 입증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화장품 기업 M&A 사례는 알려진 것만 최소 15건 이상이다. 이는 최근 10년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장 많은 M&A 거래가 성사된 해는 2018년의 13건이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신규 투자처를 찾는 자본시장 업계와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기업간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근 M&A 거래에 참여한 많은 K뷰티 브랜드는 최근 10년 이내에 설립된 비교적 젊은 인디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인수금액대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연간 매출이 약 1000억원대의 브랜드들이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할때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꼽혔다. 여기에는 외국계 자본도 대거 투입됐다.
로레알 그룹은 지난 23일 스위스 유통 그룹 미그로스(Migros)의 자회사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로레알 그룹은2018년 국내 색조 브랜드 스타일난다를 인수한 이후 6년만에 두번째 K뷰티 인수에 나섰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03년 피부과 전문의 안건영 박사가 설립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를 보유중이다. 닥터지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스킨케어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으며 베트남, 일본 등에서 입지를 확장중이다. 닥터지는 로레알 그룹 내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더마 브랜드(약국 화장품) 제품을 선보이며 증가하는 K뷰티에 대한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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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가장 최근에는 영국계 PEF 운용사 CVC캐피털이 '서린컴퍼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린컴퍼니는 '독도토너'로 유명한 라운드랩(Round Lab) 브랜드를 보유한 화장품 회사다. 회사는 올리브영을 통해 인지도를 쌓으며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넘겼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100%에 달한다. 이밖에 지난 2월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가 약 1000억원에 '스킨이데아'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화장품 업계의 M&A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과 일본에서 국내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중국 매출을 기대하고 높은 가격에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M&A 시장도 침체되는 듯 했으나 최근 미국, 일본 등으로의 인디 브랜드 매출이 급증하면서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M&A 시장 열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김종석 삼일PwC 파트너는 "인디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매물을 찾는 움직임이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패션과 같은 이종 산업에서 뷰티 산업으로의 신규 진출 또는 뷰티테크와 같은 시장의 개척 등으로 뷰티 산업 내에서의 M&A도 그 대상 및 인수자가 다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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