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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한달도 안 남았다"…폭풍 몰고올 트럼프에 기업들 '줄대기'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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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20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격변의 시기를 앞두고 각국은 물론 기업들도 트럼프 2기 출범 대응에 속도를 내며 이른바 '줄 대기'를 하고 있다. 취임식 행사 기부금만 현 조 바이든 정부 때의 3배 수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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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카운티 컨벤션센터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6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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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로이터통신 등을 종합하면 토요타자동차 북미 법인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6000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중요한 행사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토요타를 포함한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멕시코에 미국 시장을 위한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며 "트럼프가 예고한 새로운 관세가 사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기부 배경을 짚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데 필요한 행정명령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위협에 캐나다가 지난 17일 앞으로 6년 동안 국경 안보에 13억캐나다달러(약 1조3209억원)를 더 지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각국 정부는 대응에 분주하다. 기업들도 관세, 법안 폐기 등 다양한 카드로 큰 변화를 예고한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바쁜 건 마찬가지다.


너도나도 100만달러 '척척'…기업들, 취임식에 거금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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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식 기부 기업 명단/그래픽=김다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골드만삭스, AT&T, 인튜이트, 스탠리블랙앤데커 등 다양한 업계에서 기업들이 취임식 기부 의사를 밝혔다. 코인 업계에서는 코인데스크와 리플, 크라켄 등이 각각 100만달러, 500만달러, 100만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회사가 각각 100만달러를 기부한다. 관계 개선을 통해 차기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 완화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WSJ은 "베이조스 창업자가 저커버그 CEO 등 다른 빅테크 리더들과 함께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빅테크의 '트럼프 환심 사기' 행보가 내년 1월 취임식을 앞두고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기업 중에는 토요타 외에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100만달러 기부를 약속한 상태다. 두 회사는 취임식 행사에 차량도 제공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100만달러의 거금을 같은 액수로 기부하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취임식은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부 수준을 따져 행사 참석 권한을 주는데, 100만달러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기부 등급 중 최고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와 ABC뉴스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 기부 시 내년 1월 17~20일 사이 열리는 취임 행사 중 6개 참여가 가능하며, 당선인 부부를 비롯해 내각 요직 지명자들과 만날 기회가 생긴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 부부가 참석하는 일요예배 등에 참여하려면 10만달러(약 1억4592만원) 넘게 기부해야 하고, 같은 날 만찬에 참여하려면 최소 25만달러(약 3억6480만원)를 기부해야 한다. 가장 낮은 등급은 5만달러(약 7296만원) 이상 기부한 사람이다.

다만 미국 연방법에 따라 외국 기업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기부할 수 없다. 토요타도 북미 법인이 기부한다.


국적·업종 가리지 않고 '줄 대기'…우리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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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야요시 손(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1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손정의 회장을 향해 당초 소프트뱅크의 투자 예정액인 1000억 달러를 2000억 달러로 늘려줄 수 있겠느냐고 농담하자 손 회장은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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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약속 외에도 직접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도 있다. 빅테크인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 13일 직접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을 찾아 만찬을 함께했고 앞서 12일에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당선인을 만났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16일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소프트뱅크가 4년간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에 초점을 둔 최소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액은 트럼프 1기 때의 2배다. 또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의 추 쇼 우즈(싱가포르 국적) CEO도 지난 16일 마러라고를 방문,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바이든 정부에 의해 눈앞에 다가온 틱톡의 미국 퇴출에 대해 얘기 나눴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인 중에서는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당선인과 만난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류진 풍산그룹 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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