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24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희년을 시작하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문을 열고 있다. 바티칸/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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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톨릭 희년(Jubilee)을 맞아 이탈리아 로마와 바티칸 일대에 3200만명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급증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은 휠체어를 이용해 성 베드로 대성당에 봉쇄돼있던 ‘거룩한 문’을 열고 등장했다. 로마 전역에 종이 울리고 대성당 내부의 합창단 노래가 크리스마스 이브 미사 때 울려 퍼졌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과 성 요한 성당, 성 마리아 성당, 성 바오로 성당에 하나씩 총 4개가 있는 ‘거룩한 문’은 희년에만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희년의 목적은 “수감자들의 끝없고 쓸쓸한 나날, 가난한 사람들의 차갑고 음울한 숙소, 전쟁과 폭력으로 더럽혀진 모든 장소에 희망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가톨릭에서 희년은 25년마다 거행되는 신앙과 참회, 용서의 해이다. 희년에 가톨릭 신자들은 지정된 성지를 방문하는 영적 활동을 한다. 1300년 교황 보니파시오 7세가 첫번째 희년을 선포했고 일반적으로 25~50년마다 정해지고 교황이 특별한 해를 지정할 수도 있다. 올해 희년의 주제는 ‘희망의 순례자들'이다. 이전 희년은 요한 바오로 2세 당시 교황이 교회 3천년을 기념해 선포한 2000년 대희년이었다. 다음 희년은 그리스도의 십자가형을 기리는 2033년이다.
희년을 맞아 바티칸이 있는 로마는 최근 2년 동안 손님 맞이 준비를 해왔다. 23일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 등은 바티칸 근처 티베르 강을 따라 있는 지하도로의 보행로 개통식에 참여했다. 교통 체증을 겪으면서도 늘어나는 순례자들을 위한 보행자용 도로 등을 새로 설치하는 등 공공건설 사업이 이어졌다. 그러나 323개 프로젝트 중 약 3분의 1만 완료됐다. 트레비 분수도 3개월 간의 공사를 마치고 희년을 맞아 재개장했다.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재개장 기념식에서 “앞으로 동시 입장 인원은 400명으로 제한한다”며 “분수 유지비를 충당하기 위해 입장료를 걷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보도했다.
희년이 ‘엇갈린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광업계 등은 방문 순례객들이 지역에서만 100억 달러 이상를 소비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연일 이어지는 공사, 교통 체증과 주거부족과 쓰레기 발생 문제 등을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적 관광지인 로마의 많은 집주인들이 공유숙박 플랫폼을 통한 단기 임대로 전환하고 있는 문제가 더 불거질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1년 만에 최대 20%까지 상승하고 임대 가능한 주택의 재고는 최대 35%까지 감소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교황청은 희년 동안 박물관 수입, 수도원과 수녀원 등에서의 순례자들의 숙박 수입 등으로 재정적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조반니 디 바르톨로메오 로마 사피엔자 대학교 교수는 “1년 동안 자선과 기금 모금 행사 진행으로 돈이 모일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교황이 24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미사가 열리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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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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