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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블룸버그 "이란 실세 아들의 해운회사가 러시아 무기거래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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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권 실세가 운영하는 해운 네트워크가 러시아 측에 이란의 무기를 공급하는데 긴밀히 관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의 석유 거래상 호세인 샴카니의 지배 아래 있는 사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로 미사일과 드론 부품,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 등을 운송하고 있다고 수십 명의 미국·영국·유럽 당국자들이 전했다.

동원된 사업체 중에는 두바이에 본거지를 둔 '크리오스 해운 유한회사'가 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크리오스가 운영하는 선박인 '씨캐슬호'와 '씨앵커호'는 과거 지중해와 흑해 항로를 주로 오갔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돌연 카스피해에서 이란과 러시아 사이를 오가고 있다.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 국기를 내건 두 선박은 올해에도 이란 항구와 러시아 도시 아스트라한 사이를 최소 5차례 항해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1980년대 초반 루마니아와 소련에서 건조된 이들 선박의 선적 능력은 대양을 누비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100분의 1 수준이지만, 좁은 카스피해에서 무기를 나르기에는 충분하다.

이들 선박을 통해 이란에서 러시아로 무기가 건너가면, 러시아에서는 석유를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그 값을 지불하는 '물물교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크리오스는 이란 국방부를 대신해 운영하는 오션링크 및 코반 해운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들 회사는 모두 호세인 샴카니의 지배 아래 있는 기업의 네트워크에 속한다.

호세인 샴카니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인 알리 샴카니의 아들이다.

알리 샴카니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을 지냈고 2020년에는 이란의 정치·정보·경제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호세인 샴카니가 운영하는 기업 네트워크는 이란에서 러시아로 수송되는 무기의 4분의 1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샴카니는 또 런던과 제네바, 싱가포르 등에서 헤지펀드를 운영하거나 두바이에서 서방 석유회사와 거래하는 상사를 설립하는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 'H', 혹은 '헥터'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고 한다.

이런 경로를 통해 러시아로 건너간 이란 무기의 규모나 배치 내역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많은 이란 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맞물려 나타나는 이런 거래들은 샴카니가 재산을 불린 국제 거래의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이런 파트너십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고, 이란의 영향력이 어떻게 중동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치는지를 묘사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la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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