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오차 분석 해마다 공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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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년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진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더 낮추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얼마나 많이, 빨리 내릴지는 경제 상황을 지켜보며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 압력이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위험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 불확실성 증대,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를 내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지목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1%대까지 내려오고 가계대출 급증세도 꺾이면서 물가와 가계부채 걱정은 한시름 덜게 됐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도 거시건전성 정책이 원활하게 작동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인하 영향을 계속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환율 움직임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다.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선 “대내외 위험 요인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물가와 성장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리고 정책 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불법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경제 둔화 우려가 한층 증폭되자 씨티 등 해외 투자은행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당장 1월부터 추가 금리 인하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들 은행 전망처럼 내달 금리가 0.25%포인트 더 내려가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3연속 금리 인하가 된다.
금융·외환시장 안정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한은은 “금융시장과 시스템에 대한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하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비(非)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조치도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외환 부문에선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안정화 조치를 추가 시행하겠다”면서 “필요시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한편, 정부와 함께 외환 건전성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소통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한은은 기자간담회 등 금통위원의 대외 소통을 확대하고,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도 개선해 경제주체들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형성하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경제전망 오차가 발생한 이유도 철저하게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은은 “경제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제전망 오차에 대한 분석을 매년 11월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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