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뛰어난 해양 과학기술을 전수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하는 나라가 많아졌습니다. 이달 초 협력 방안을 논의한 스리랑카 당국도 아주 만족스러워하더군요."
김홍선 지오시스템리서치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양측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도국에서는 연안 침식이나 재난 관리 등 해양 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많고, 선진국들은 미지의 영역인 해양 공동 연구를 제안한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지오시스템리서치는 국내 해양 및 수처리 엔지니어링 분야 대표 기업이다. 이 회사 연구진은 이달 초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를 방문해 해양수산 데이터센터 구축 방안을 협의했다. 스리랑카 당국이 풍부한 수산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요청해온 데 따른 것이다.
프로젝트팀은 지난 2일부터 열흘간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 내년 말 사업이 완성되면 스리랑카는 물론 인도양 지역 정보 접근성이 강화되고, 선진국과의 정보 격차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이 회사는 △남태평양 12개 도서국 재생에너지 자원량 파악 △자메이카 침식 모니터링 등 개도국의 해양 문제에 대한 솔루션 제공 △북서태평양 태풍·해류 상호작용 연구 등 '해양의 비밀'을 풀어내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 2011년부터 3년간 진행한 태평양 도서국 프로젝트를 꼽았다. 당시 지오시스템리서치는 피지 등 남태평양 섬나라 12개국에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기상·해양 관측 시스템을 구축해줬다.
최근에는 바다와 접한 개도국들의 고민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연안 침식 문제 해법은 물론 수리 조사 및 재해 방지 대책 마련, 양식 사업 추진 방안, 정보 인프라 구축 등에 맞춤 솔루션을 제안하면서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 임직원 중 93명이 석사 이상의 전문가(박사 24명)인데 국내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 같다"면서 "세계적인 연구그룹들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해안선 변화 모형(ShorelineS)에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해양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아직 미지의 영역인 해양 대기권과 해류 연구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이재학 지오시스템리서치 박사는 "우리나라가 포함된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구로시오해류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살펴보는 중"이라며 "이 연구를 통해 도출된 태풍과 해류의 상호 관계에 대한 분석은 향후 태풍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재해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북서태평양 열대성 저기압·해류 상호작용 특성 변화와 기후변화 상관성 연구에 석학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해양·대기 경계층 연구에도 참여한다. 이 연구는 미국 노터데임대와 해군 대학이 주축이 돼 2026년부터 5년간 수행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연구 해역은 황해와 동중국해이고, 한국·미국·대만·일본이 공동연구할 예정이다. 내년 5월 서울에서 열리는 4개국 과학자 워크숍도 지오시스템리서치가 주관한다. 장경일 부회장(전 서울대 교수)은 "이 연구를 통해 해양과 대기 사이의 열교환을 통해 작동하고 있는 지구 시스템의 열균형에 대해 이해하고,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파악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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