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사살 군인 유품 공개
“그리운 조선…” 등 4줄로 작성
2024년 12월9일 날짜도 적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군 병사 자필 편지. SOF는 이 편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된 북한군의 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엑스(옛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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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SOF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옛 트위터)에 북한군 병사의 유품이라며 격자무늬 종이에 볼펜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러시아)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로 시작한다. 4줄로 작성된 이 편지는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로 끝을 맺는다.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작성해놓고 전달하지 못했거나 추후 보완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편지에 적힌 날짜는 2024년 12월9일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병사가 지니고 있던 여권에 기재된 이름은 ‘정경홍’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OF는 “이건 노획한 공책의 항목 중 해독된 일부다. (공책의) 다른 항목의 번역이 진행 중이고 더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구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대신 남의 땅에서 기관총을 들고 참호를 판다면 촛불 꽂힌 케이크가 우크라이나산 5.56구경 납탄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드론 공격으로 북한군을 사살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이나 시신, 군용 신분증으로 추정되는 문서 사진 등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심리전 일환으로 판단된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국제사회의 주목과 지지를 끌어내고, 북한군 사기를 저하시키는 동시에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부각해 국제적 비난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올해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에서 한때 1000㎢가 넘는 면적을 점령했다. 현재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도 이 지역에 배치돼 있다. 미국 당국은 지난 16일 북한군에서 처음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달 들어 북한군 일부가 본격적으로 전투에 투입되면서 사상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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