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춤추려고 복지사 됐나"…신입사원에 장기자랑 강요, SNS에도 올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재단 행사에 동원해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한 '한림대 성심병원 장기 자랑' 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흘렀지만 일부 사회복지시설에서 송년회 등 연말 행사 참여 강요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장갑질119 온라인 노조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장기 자랑 강요 제보를 받은 결과 총 31건이 접수됐다고 25일 밝혔다. 기관장 취임 축하 공연, 연수원 워크숍 등에서 장기 자랑을 강요하고 그 영상을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는 내용이다.

장기 자랑 강요는 신입 사원에게 주로 집중됐다. 문제를 제기할 경우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복지관에 취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직장갑질119는 밝혔다.

일례로 서울시 소재 A 복지관은 매년 연말 잔치 때 공연 중 하나를 복지관 신입 직원에게 맡긴다. 직원 B씨는 "이런 문화는 없애야 한다고 건의하니 왜 관습을 바꾸려 하냐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장기 자랑 강요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시설장의 직장 내 괴롭힘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 괴롭힘을 신고했다고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장종수 노무사는 "특정 연차 미만 사회복지 종사자 모두가 참여하는 장기 자랑을 거부하면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찍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업계 종사자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악습을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