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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사설]5명 중 1명이 노인… 준비 없이 초고령사회 진입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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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점심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3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0%가 되며 한국은 유엔이 정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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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로 한국은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이날 기준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인구 5122만1286명의 20%를 넘어섰다. 2017년 8월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들어선 지 7년 4개월 만이다. 당초 내년이 초고령사회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유럽 국가들은 수십 년, 고령화가 심각했던 일본조차 10년 걸렸지만 한국은 단 7년 만에 문턱을 넘어섰다. 1600만 명 베이비붐 세대가 차례로 노인이 되면서 앞으로도 더 빨리 늙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도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사회의 부작용은 크다. 경제의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줄면서 노동생산성이 악화하고 소비가 위축돼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노인 증가로 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지고 복지·의료 비용의 증가로 정부의 재정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 노인 빈곤, 간병 문제, 노인 간 세대 갈등 등 다양한 사회 문제도 늘어나게 된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저출산 문제와 연계해 기존의 노동, 복지, 의료, 행정, 교육 체계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어수선한 정국 속에 정년 연장과 계속 고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멈췄고, 연금개혁이 지연돼 매일 885억 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어렵더라도 교육 노동 연금개혁의 불씨는 살려야 한다. 특정 정부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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