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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400명 태우고 300km 달리는 고속철 기관사 사라져…비상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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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프랑스 고속철도 TGV.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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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km로 달리는 프랑스 고속철도(TGV)에서 기관사가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성탄절 전야에 벌어졌다. 열차의 비상 제동 시스템이 작동해 대규모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일간 르파리지앵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 7시경(현지시각) 파리 리옹 역을 출발해 남동부 생테티엔으로 향하던 고속열차가 운행 1시간 만에 선로 위에 멈췄다.

이 고속열차에는 성탄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는 승객 40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열차는 시속 300㎞로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열차가 멈추자 승객들은 술렁였다. 승무원들은 상황 파악을 위해 기관실에 연락했지만 기관사의 응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승무원들이 기관실로 찾아갔으나 기관사는 보이지 않았다. 관제실은 즉시 양쪽 선로의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고 수사 당국에 신고했다.

기관사는 열차가 멈춘 곳으로부터 약 2㎞ 떨어진 철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프랑스 철도공사(SNCF)는 “열차가 달리는 동안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열차는 자동 제동 시스템이 작동해 스스로 정차했다. 승객의 안전은 위협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자동 제어시스템은 기관사가 30초마다 레버를 조작하는 동작이 없으면 비상 브레이크를 걸어 열차를 정지시킨다.

SNCF는 “크리스마스의 끔찍한 비극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철도 가족 전체가 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숨진 기관사는 개인사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로 고속열차 10대의 출발·도착이 최대 5시간 지연돼 3000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SNCF는 피해가 가장 큰 승객에겐 티켓 가격의 최대 100%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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